Showing posts with label 시와철학. Show all posts
Showing posts with label 시와철학. Show all posts

Wednesday, November 3, 2010

팔당대교 이야기 - 박찬일

승용차가강물에 추락하면
상수원이 오염됩니다
그러니 서행하시기 바랍니다.

나는 차를 돌려 그 자리로 가
난간을 들이받고
강물에 추락하였습니다.
기름을 흘리고
상수원을 만방 더럽혔습니다.

밤이었습니다.
.

Tuesday, October 5, 2010

하 ...... 그림자가 없다

하 ...... 그림자가 없다                                         - 김수영

우리들의 적은 늠름하지 않다
우리들의 적은 카크 다글라스나 리챠드 위드마크 모양으로 사나웁지고 않다
그들은 조금도 사나운 악한이 아니다
그들은 선량하기까지도 하다
그들은 민주주의자를 가장하고
그들은 양민이라고도 하고
자기들이 션량이라고도 하고
자기들이 회사원이라고도 하고
전차를 타고 자동차를 타고
요리집엘 들어가고
술을 마시고 웃고 잡담하고
동정하고 진격한 얼굴을 하고
바쁘다고 서두르면서 일도 하고
원고도 쓰도 치부도 하고
시골에도 있고 해변가에도 있고
서울레도 있고 산보도 하고
영화관에도 가고
애교도 있다
그들은 말하자면 우리들의 곁에 있다

우리들의 전선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들의 싸움을 이다지도 어려운 것으로 만든다
우리들의 전선은 당게르크도 놀만디도 연희고지도 아니다
우리들의 전선은 지도책 속에는 없다
그것은 우리들의 집안 안인 경우고 있고
우리들의 직장인 경우도 있고
우리들의 동리인 경우도 있지만.....
보이지는 않는다.

우리들의 싸움의 모습은 초토작전이나
<건 힐의 혈투> 모양으로 활발아지 않고 보기 좋은 것도 아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언제나 싸우고 있다
아침에도 낮에도 밤에도 밥을 먹을 때에도
거리를 걸을 때도 환담을 할 때도
장사를 할 때도 토목공사를 할 때도
여행을 할 때도 울 때도 웃을 때도
풋나물을 먹을 대도
시장에 가서 비린 생선 냄새를 맡을 때도
배가 부를 때도 목이 마를 때도
연애를 할 때도 졸음이 올 때도 꿈 속에서도
깨어나서도 또 깨어나서도 또 깨어나서도 ...
수업을 할 때도 퇴근시에도
사이렌 소리에 시계를 맞출 때도 구두를 닦을 때도...
우리들의 싸움은 쉬지 않는다

우리들의 싸움은 하늘과 당 사아에 가득 차 있다
민주주의의
사움이니까 싸우는 방법은 민주주의식으로 싸워야 한다
하늘에 그림자가 없듯이 민주주의의  싸움에도 그림자가 없다
하 ...... 그림자가 없다


하 ...... 그렇다 ......
하 ...... 그렇지 ......
아암 그렇구말구 ...... 그렇지 그래 ......
응응 ...... 응 ...... 뭐?
아 그래 ...... 그래 그래.

은행나무 아래서 우산을 쓰고

은행나무 아래서 우산을 쓰고
                                    - 원재훈

은행나무 아래서 우산을 쓰고
그대를 기다린다.
뚝뚝 떨어지는 빗방울들
저것 좀 봐. 꼭 시간이 떨어지는 것 같아
기다린다 저 빗방울이 흐르고 흘러
강물이 되고 바다가 되고
저 우주의 끝까지 흘러가
다시 은행나무 아래의 빗방울로 돌아올 때까지
그 풍경에 나도 한 방울의 물방울이  될 때까지

은행나무 아래서 우산을 쓰고
그대를 기다리다보면
내 삶은 내가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니었다
은행나무 잎이 떨어지고
떨어지고 떨어지는 나뭇잎을 보면
내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은 내가 어쩔 수 없는 그대
빗방울처럼 뚝뚝 떨어져 내 어깨에 기대는 따뜻한 습기
내 가슴을 적시는 그대

은행ㅇ나무 아래서 우산을 쓰고
자꾸자꾸 작아지는 은행나무잎을 따라
나도 작아져 저 나뭇가지 끝 매달린 한 장의 나뭇잎이 된다.
거기에는 우산도 엊ㅅ이 비를 맞고
넌 누굴 기다리니 넌 누굴 기다리니
나뭇잎이 속삭이는 소리를 들으며
이건 빗방울들의 소리인줄 몰라하면서
빗방울 보다 아니 그 속으 ㅣ더 작은 물방울보다 작아지는
내가, 내 삶에 그대가 오는 이렇게 아름다운 한 순간을 기다려온 것인 줄 몰라 한다

꿈, 견디기 힘든

꿈, 견디기 힘든
       - 황동규

그대 벽 저편에서  중얼댈 말
나는 알아들었다.
발 사이로 보이는 눈발
새벽 무렵이지만
날은 채 밝지 않았다.
시계는 조금씩 가도 있다
거울 앞에서
그대는 몇 마디 말을 발음해본다
나는 내가 아니다 발음해 본다.
꿈을 견딘다는 건 힘든 일이다.
꿈, 신분증에 채 안들어가는
삶의 전부, 쌓아도 무너지고
쌓아도 무너지는 모래 위의 아침처럼 거기 있는 꿈

오징어 - 여는시

오징어 - 여는시
             - 유하

눈앞의 저 빛!
찬란한 저 빛
그러나 저건 죽음이다.

의심하라 모오든 광명을

Monday, October 4, 2010

그 깃발, 서럽게 펄럭이는 - 박정대

그 깃발, 서럽게 펄럭이는
                           - 박정대


기억의 동편 기슭에서

그녀가 빨래를 널고 있네, 하얀 빤스 한 장
기억의 빨랫줄에 걸려 함께 허공에서 펄럭이는 낡은 집 한 채
조심성 없는 바람은 창문을 흔들고 가네, 그 옥탑방
사랑을 하기엔 다소 좁았어도 그 위로 펼쳐진 여름이
외상장부처럼 펄럭이던 눈부신 하늘이, 외려 맑아서
우리는 삶에,
아름다운 그녀에게 즐겁게 외상지며 살았었는데

내가 외상졌던 그녀의 입술
해변처럼 부드러웠던 그녀의 허리
걸어 들어갈수록 자꾸만 길을 잃던 그녀의 검은 숲 속
그녀의 숲 속에서 길을 잃던 밤이면
달빛은 활처럼 내 온몸으로 쏟아지고
그녀의 목소리는 리라 소리처럼 아름답게 들려 왔건만
내가 외상졌던 그 세월은 어느 시간의 뒷골목에
그녀를 한 잎의 여자로 감춰두고 있는지

옥타비오 빠스를 읽다가 문득 서러워지는 행간의 오후
조심성 없는 바람은 기억의 책갈피를 마구 펼쳐 놓는데
내 아무리 바람 불어간들 이제는 가 닿을 수 없는, 오 옥탑 위의
옥탑 위의 빤스, 서럽게 펄럭이는
우리들 청춘의 아득한 깃발

그리하여 다시 서러운 건
물결처럼 밀려오는 서러움 같은 건
외상처럼 사랑을 구걸하던 청춘도 빛바래어
이제는 사람들 모두 돌아간 기억의 해변에서
이리저리 밀리는 물결위의 희미한 빛으로만 떠돈다는 것
떠도는 빛으로만 남아 있다는 것

Sunday, October 3, 2010

물끼리 부딪는 혹은 부비는 - 강은교

물끼리 부딪는 혹은 부비는 - 강은교

그는 물소리는 물이 낸느 소리가 아니라고 설명한다. 그렇군, 물소리는 돌에 부딪히는 소리, 물이 바위를 넘어가는 소리, 물이 바람에 저항하는 소리, 물이 달을 앉히는 소리, 물이 앉은 달의 허리를 긁는 수리, 물이 소나무의 뿌리에 걸려 넘어지는 소리.. 물이 햇살을 부수는 소리, 산산히 부수어 반짝이는 소리, 물이 달을 앉히다가 그 빛에 놀라 뒤로 자빠지는 소리, 불리 길을 찾아가는 소리 ....

물끼리 다정히 몸을 부부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가만히 눈을 감고 귀에 손을 대고 있으면 들린다. 물끼리 부비는 소리가, 물끼리 가슴을 흔들며 부딪는 소리가, 자기가 젖은 것도 모르는 물고기들이 뛰는 소리가,

심장에서 심장으로 길을 이루어 흐르는 소리가, 물릐 소리가.

Friday, October 1, 2010

어떤 관료 - 김남주

어떤 관료  - 김남주 -

관료에게는 주인이 따로 없다!
봉급을 주는 사람이 그 주인이다!
에게 개밥을 주는 사람이 그 주인이듯
일제 말기에 그는 면서기로 채용되었다
남달리 매사에 근면했기 때문이다
미군정 시기에 그는 군주사로 승진했다
남달리 매사에 정직했기 때문이다
자유당 시절에 그는 도청과정이 되었다
남달리 매사에 성실했기 때문이다
공화당 시절에 그는 서기관이 되었다
남달리 매사에 공정했기 때문이다
민정당 시절에 그는 청백리상을 받았다
반평생을 국가에 충성하고 국민에게 봉사했기 때문이다
나는 확신하는 바이다
아프리칸가 어딘가에서 식인종이 쳐들어와서
우리나라를 지배한다 하더라도
한결같이 그는 관리생활을 계속할 것이다
국가에는 충성을 국민에게는 봉사를 일념으로 삼아
근면하고 정직하게!
성실하고 공정하게!

Thursday, September 30, 2010

소리의 뼈 - 기형도

소리의 뼈 - 기형도


김교수님이 새로운 학설을 발표했다
소리에도 뼈가 있다는 것이다
모두 그 말을 웃어넘겼다, 몇몇 학자들은
잠시 즐거운 시간을 제공한 김교수의 유머에 감사했다
학장의 강력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교수님은 일학기 강의를 개설했다
호기심 많은 학생들이 장난삼아 신청했다
한 학기 내내 그는
모든 수업 시간마다 침묵하는
무서운 고집을 보여주었다
참지 못한 학생들이, 소리의 뼈란 무엇일까
각자 일가견을 피력했다
이군은 그것이 침묵일 거라고 말했다
박군은 그것을 숨은 의미라 보았다
또 누군가는 그것의 개념은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모든 고정관념에 대한 비판에 접근하기 위하여 채택된
방법론적 비유라는 것이었다
그의 견해는 너무 난해하여 곧 묵살되었다
그러나 어쨋든
그 다음 학기부터 우리들의 귀는
모든 소리들을 훨씬 더 잘 듣게 되엇다

Wednesday, September 29, 2010

인다라의 구슬

인다라의 구슬

인다라의 하늘에는 구슬로 된 그물이 걸려 있는데 구슬 하나하나는 다른 구슬
모두를 비추고 있어 어떤 구슬 하나라도 소리를 내면 그물에 달린 다른 구슬 모
두에 그 울림이 연달아 퍼진다 한다
- 화엄경

작은 연어 한 마리도 한 생을 돌아오면서 안답니다
작은 철새 한 마리도 창공을 넘어오면서 안답니다
지구가 끝도 없이 크고 무한정한 게 아니라는 것을
한 바퀴 크게 돌고 보면 이리도 작고 여린
푸른 별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지구 마을 저편에서 그대가 울면 내가 웁니다
누군가 등불 켜면 내 앞길도 환해집니다
내가 많이 갖고 쓰면 저리 굶주려 쓰러지고
나 하나 바로 살면 시든 희망이 살아납니다
인생이 참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세상이 참 생각대로 되지 않습니다
한때는 씩씩했는데. 자신만만했는데.
내가 이리 작아져 보잘 것 없습니다
아닙니다
내가 작은 게 아니라 큰 세상을 알게 된 것입니다
세상의 관계 그물이 이다지도 복잡 미묘하고 광대한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세상도 인생도 나도
생동하는 우주 그물에 이어진 작으나 큰 존재입니다
지금은 `개인의 시대`라고 합니다
우주 기운으로 태어나 우주만큼 소중한 한 생명.
한 인간이 먼저. 내가 먼저입니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내 한 몸 바치는 것을 미덕으로 교육 받아 온
"개인 없는 우리"에서
자유롭게 독립하여 주체적인 개인들의 연대-
"개인 있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정보화 시대"라고 합니다
세계 구석구석을 연결하는 거대한 정보 네트워크가
구슬처럼 빛나는 개개인을 하나로 엮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인다라의 구슬처럼
지구 마을의 큰 울림을 만들어가는 주체입니다
새벽 찬물로 얼굴 씻고 서툰 붓글씨로 내 마음에 씁니다
오늘부터 내가 먼저!
내가 먼저 인사하기
내가 먼저 달라지기
내가 먼저 정직하기
내가 먼저 실행하기
내가 먼저 벽 허물기
내가 먼저 돕고 살기
내가 먼저 손 내밀기
내가 먼저 연대하기
무조건 내가 먼저
속아도 내가 먼저
말없이 내가 먼저
끝까지 내가 먼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