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June 26, 2014

아마존 파이어폰 공개

Bloomberg
자체 스마트폰 ‘파이어폰’을 선보이는 제프 베조스 아마존닷컴 CEO
18일(현지 시각), 아마존닷컴이 자체 스마트폰 ‘파이어폰’을 공개했다. 파이어폰에는 3D 입체 영상 효과를 구현하는 스크린이 장착됐고, 손을 대지 않고도 화면 스크롤을 움직일 수 있는 기능과 카메라 렌즈를 통해 비춰진 상품이나 미술품을 인식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도 탑재됐다.
그러나 이 스마트폰은 모바일 쇼핑을 위한 금전 등록기와 같은 역할을 더 많이 할 수도 있다. 이는 아마존이 자사의 전자상거래 사이트 ‘아마존닷컴’에서의 디지털 음원, 영상 및 상품 판매를 강화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는 파이어폰의 기능들을 시연해 보였다. 아마존은 이같은 기능들을 통해 경쟁이 치열한 스마트폰 시장에서 자사 스마트폰이 차별화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애플과 삼성이 스마트폰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3D 영상을 지원하기 위해 파이어폰에는 4개의 카메라가 장착됐다. 또 기기를 살짝 기울이면 손을 대지 않고도 웹페이지를 넘기거나 화면을 위, 아래로 움직여주는 기능도 있다.

7월 25일에 출시되는 파이어폰의 가격은 2년 약정 계약시 32기가바이트 모델이 199달러(약 20만원), 64기가바이트 모델이 299달러(약 30만원)로 책정됐다. 애플 아이폰5S의 같은 용량 모델과 비교하면 각각 100달러(약 10만원)가 저렴한 수준이다.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을 공략하기에 유리한 이점이 될 수도 있다. 아마존 웹사이트에 따르면 약정 계약을 맺지 않을 경우, 가격은 649~749달러(약 65만원~75만원)이다.베조스 CEO에 따르면 파이어폰에는 4.7인치 스크린, 1300만 화소 카메라, 꼬임 방지 이어폰이 적용됐다. 스크린 사이즈가 아이폰보다 약간 더 크다.
인터뷰를 통해 베조스 CEO는 “우리는 무언가 색다르고 더 나은 제품을 시도 중”이라면서 “파이어폰의 기능이 유용하다는 점을 발견하고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조스 CEO는 ‘파이어플라이’라는 시청각 인식 기능을 시연해 보였다. 이는 파이어폰의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상품, 기호, 음악, TV 쇼 등을 인식할 수 있는 기능이다.
그는 “몇 초 안에 바로 실행이 가능하다”고 말해 이 기능이 상업적으로 이용될 수 있음을 내비쳤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파이어폰 화면에서 껌 한통을 선택한 후에 주문할 수 있다. 또 미술품을 선택해 이 작품을 창작한 예술가와 다른 관련 정보를 얻을 수도 있다.
포레스터리서치의 제임스 맥퀴비 애널리스트는 “누가 보기에도 경쟁이 가장 치열한 시장에 속하는 스마트폰 시장에 아마존이 진출하는 이유는 상거래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파이어폰이 “머지않아 어마어마한 전자상거래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맥퀴비 애널리스트는 파이어폰을 아마존이 1997년에 아마존닷컴에서 클릭 한번으로 쇼핑이 가능한 전자상거래를 선보인 것에 비유했다. “아마존닷컴의 전자상거래 덕분에 온라인 쇼핑이 훨씬 더 수월해졌다. 이제 사용자는 그만큼 쉬운 전자상거래 도구를 갖게 될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아마존 상거래 전략의 또 다른 징후는 파이어폰 사용자들에게 연회비가 99달러(약 10만원)인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를 1년간 무료로 제공한다는 점이다. 아마존은 프라임 서비스를 통해 비디오 스트리밍 및 익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파이어폰에서 앞서 아마존은 올해 다른 기기도 선보였다. 바로, 파이어TV 셋톱박스와 막대처럼 생긴 쇼핑용 기기를 내놓은 것.
파이어폰은 미국 이동통신사 AT&T를 통해 독점 공급된다. AT&T는 아마존의 킨들 태블릿과 전자책 리더기(e-reader) 용 통신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이번 독점 계약을 통해 아마존은 AT&T와의 관계를 더 강화할 수 있게 됐고, AT&T는 이동통신사간 경쟁이 치열한 시점에 새로운 가입자를 유치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셈이다.
Amazon
아마존 파이어폰의 ‘파이어플라이’ 시청각 인식 기능
그러나 아마존이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2년 약정 계약을 맺고 아이폰이나 갤럭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수백만 명의 사용자들의 발길을 돌려야 한다. 이는 매우 힘겨운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으로 애플과 삼성이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46%를 장악하고 있다.
인터뷰에서 베조스CEO는 애플과 삼성이 장악하고 있는 치열한 경쟁 구도를 애써 일축했다. 그는 “5~6년 전만 하더라도 전혀 다른 경쟁 업체들이 거론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존은 앱 개발자들도 유치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파이어폰에는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탑재되지만, 100만 개가 넘는 앱이 등록된 구글 플레이스토어에는 접속할 수 없다.
한때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던 노키아, 모토로라, 블랙베리와 같은 브랜드들이 추락한 것을 보면 휴대폰 시장의 실상은 잔인해 보일 정도다.
태블릿 시장에서도 아마존은 고전하고 있다. IDC에 따르면 1분기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1.9%로 전년의 3.7%에서 하락했다.
파이어폰으로 찍은 사진을 ‘아마존 클라우드 드라이브’에 무료로 무제한 저장할 수 있게 한 점이 이 제품의 이점이 될 수도 있다. 많은 사용자들이 스마트폰을 카메라 대용으로 사용하게 되면서 사진이 큰 용량을 차지해 새로운 앱이나 음악을 저장할 공간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18일(현지 시각), 나스닥(Nasdaq) 증시에서 아마존의 주가는 2.7%(8.76달러) 상승한 334.38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현재까지는 주가가 16% 하락해 왔다.
아마존은 기기 그 자체로 수익을 내기 보다는 기기를 통한 서비스 판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을 선호한다고 밝혀 왔다. 이는 아마존이 전자책과 디지털 음원 및 영상 판매를 강화하기 위해 전자책 리더기와 태블릿에도 활용해 온 전략이다.
스마트폰에는 사용자의 위치 및 개인 정보가 저장되기 때문에 아마존은 사용자들의 습관과 소비 패턴을 파악해 더 나은 맞춤형 제품을 추천할 수 있는 통찰력을 얻게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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