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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March 4, 2014

kiaf 2013 : Gerhard Richter(게하르트 리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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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dbad
Sinbad
2008 30 cm x 24 cm Catalogue Raisonné: 905-11
Enamel on back of glass

the-artist
source: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211161957035
진중권의 현대미술 이야기](11) 게르하르트 리히터
진중권 | 문화평론가·동양대 교수

ㆍ“난 어떤 목표도, 체계도, 경향도 추구하지 않아” 포스트모더니즘 문 열다

1960년대에 독일 미술에는 앵포르멜과 팝아트에 맞서 서로 대립되는 두 흐름이 일어났다. 하나는 게오르크 바젤리츠와 안젤름 키퍼의 신표현주의 노선으로, 이들은 독일표현주의의 전통을 이어 독일미술의 정체성을 확립하려 했다. 이들은 사진과 대중문화를 배격하고 ‘회화’를 통해 독일의 굴절된 역사를 다루려 했다. 다른 하나는 게르하르트 리히터로, 그는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더 이상 독일만의 예술은 가능하지 않다고 보았다. 회화가 역사에 관해 진리를 말할 수 있는지 회의하며 차라리 사진을 신뢰했다.


■ 모던에서 포스트모던으로 

게르하르트 리히터는 종종 대중매체에 “생존하는 이들 중에서 가장 비싸게 팔리는 작가”로 소개되곤 한다. 그 가격에는 현대미술에서 그가 차지하는 위상이 반영되어 있을 것이다. 그가 그토록 높이 평가받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그의 작품세계가 흔히 ‘포스트모던’이라 불리는 정신적 분위기의 특성을 그대로 드러내기 때문이리라. 1966년의 어느 날 게르하르트 리히터는 자신의 노트에 이렇게 적었다.

게르하르트 리히터(Richter, Gerhard), ‘베티(Betty)’, 1988, Oil on canvas, 101.9×59.4㎝
“나는 어떤 목표도, 어떤 체계도, 어떤 경향도 추구하지 않는다. 나는 어떤 강령도, 어떤 양식도, 어떤 방향도 갖고 있지 않다 …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겠다. 나는 일관성이 없고, 충성심도 없고, 수동적이다. 나는 무규정적인 것을, 무제약적인 것을 좋아한다. 나는 끝없는 불확실성을 좋아한다.” 양식의 다양성은 모더니즘에서도 나타난다. 하지만 모더니즘의 양식적 다양성은 의도된 것이 아니었다. 모더니즘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새로움’의 추구에 있었고, 그러다 보니 결과적으로 언어가 다양해진 것일 뿐, 양식의 다양성은 결코 모더니즘의 예술적 목표가 아니었다. 오히려 모더니즘의 강령들은 저마다 ‘오직 내 것만이 진정으로 새롭다’는 식의 배타성을 갖고 있었다. 포스트모던은 다르다. 여기서는 ‘다원주의’가 처음부터 의식적으로 추구된다. 심지어 전통으로 복귀하면 안된다는 모더니즘의 터부마저 포기된다.

리히터의 작품세계는 온갖 예술언어로 짜인 모자이크다. 포토 리얼리즘과 같은 사진적 재현이 있는가 하면, 구상성이 배제된 회화적 추상이 있다. 추상의 경우에도 추상표현주의나 앵포르멜을 닮은 게 있는가 하면, 구성주의나 미니멀리즘, 색면추상과 모노크롬을 연상시키는 것도 있고, 개념미술에 가까운 게 있는가 하면 달리나 에른스트처럼 초현실주의적 공간감을 주는 것도 있다. 심지어 카스파 다비드 프리드리히를 연상시키는 낭만주의적 풍경도 존재한다. 이렇게 끝없이 새로운 언어를 가지고 나타남으로써 그는 늘 주위를 놀라게 한다.

한 화가가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한 예술가에게서 예술언어의 교체는 통시적으로, 즉 시간의 축을 따라서 이루어진다. 가령 우리는 피카소의 청색시대, 홍색시대, 큐비즘에 대해 얘기한다. 리히터는 다르다. 그는 이 모든 예술언어를 공시적으로 사용한다. 즉 같은 시기에 하나의 언어에서 다른 언어로, 가령 사진적 재현에서 회화적 추상으로 스위치하는 것이다. 그를 ‘카멜레온’이라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 자본주의 리얼리즘

이는 아마도 그의 개인사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 동독의 드레스덴에서 태어난 그는 1961년 베를린 장벽이 세워지기 몇 달 전에 서독으로 탈출한다. 그보다 두 해 전인 1959년 카셀 도쿠멘타 Ⅱ에서 잭슨 폴록의 작품을 접했고, 서독으로 망명한 후에는 미국에서 건너온 팝 아트를 보았다고 한다. 게다가 당시 독일에서는 마침 플럭서스의 반미학운동이 일어나고 있었다. 동독에서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미학적 교리만 배운 그에게 이 모든 것이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히틀러와 스탈린, 두 개의 전체주의를 체험한 그는 이데올로기를 극도로 싫어했다. 정치 이데올로기만이 아니라 예술 이데올로기도 그에게는 혐오의 대상이었다. 그가 고정된 양식에 안착하기를 거부하고 끝없이 언어를 바꾸는 것은 이와 관련이 있다. 예술에 하나의 양식을 강요하는 것은 그에게 히틀러, 스탈린이 하는 짓과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스타일이 없는 것을 좋아한다. 사전, 사진, 자연 나와 내 그림들-왜냐하면 스타일은 폭력이고, 나는 폭력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서독에 망명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첫 작품으로 동료 콘라드 피셔와 함께 퍼포먼스를 연출한다. 가구 상점의 공간에 탁자와 소파 같은 부르주아 생활의 도구가 마치 예술작품처럼 받침대 위에 놓여 있다. 두 명의 예술가는 역시 받침대로 드높여진 소파에 앉아 텔레비전에서 흘러나오는 정치적 내용의 방송을 시청한다. 그날은 마침 콘라드 아데나워 총리가 사임하던 날. 이날을 맞아 서독의 경제기적에 만족해하는 부르주아 시민의 모습을 냉소적 뉘앙스로 연출한 것이다.

이 퍼포먼스에 그는 ‘팝과 더불어 살기- 자본주의 리얼리즘의 실연’(1963)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가구를 받침대 위에 올려놓고 작품인 양 기리는 것은 일상을 예술로 끌어올리는 팝아트의 제스처를 차용한 것이고,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행위는 플럭서스 퍼포먼스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며, 자본주의 리얼리즘이라는 제목은 동독 예술이 공식적 강령이었던 사회주의 리얼리즘을 패러디한 것이다. 어쨌든 이 이후 리히터는 자신의 방법을 ‘자본주의 리얼리즘’이라 부르게 된다.


■ 회화와 사진

1960년대에 리히터는 주로 포토 리얼리즘 작업에 매달렸다. 그가 사진에 매료된 이유 역시 독특한 데가 있다. 회화와 달리 사진은 양식화를 강요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진에는 양식도 없고, 구성도 없고, 판단도 없다. 사진은 대상을 회화와는 다른 방식으로 재현한다. 카메라는 대상을 이해하지 않고, 그것들을 그냥 본다. 반면 손으로 그린 그림들은 일종의 시각적 종합이기에 현실을 왜곡시키고 특정한 종류의 양식화로 흘러간다. 그 결과 현실은 이미 알려진 것으로 상투화되고 정형화된다는 것이다.

1966년에 제작된 ‘8명의 학생 간호사’는 고등학교 졸업앨범에서 뽑은 여덟 장의 흑백사진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진의 주인공들은 같은 해 7월 시카고에서 일어난 대량 살인사건의 희생자라고 한다. 언뜻 보면 사진 같으나 실은 물감으로 그린 것이다. 1988년에 제작한 ‘베티’를 보자. 이 역시 10년 전에 찍은 딸의 사진을 베껴 그린 것이다. 그림을 완성한 후 그는 이를 다시 사진으로 찍어두었다고 한다. 이로써 사진과 그림 사이의 경계는 유동한다.

1964년 이래 그는 ‘아틀라스’라는 이름 아래 여기저기서 오려낸 사진첩을 마련해 두고 거기서 골라낸 사진을 원작회화의 밑그림으로 사용해 왔다. 이 점에서 리히터의 작업은 앤디 워홀의 팝아트를 닮았다. 하지만 워홀과 달리 리히터는 자신의 작품이 정말 사진처럼 보이기를 원했다. 이 점에서 그의 작업은 팝아트보다 포토 리얼리즘에 가깝다. 하지만 포토 리얼리즘이 사진보다 더 높은 해상도를 구현하려 한다면, 리히터는 이들과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려 한다. 그의 ‘푼크툼’은 대상의 윤곽을 흐리는 데에 있었다.

가령 바더 마인호프의 연작을 생각해 보자. ‘1977년 10월18일의 죽은 자’(1988)는 테러를 저지르다가 체포되어 옥중에서 연쇄 자살했던 독일 적군파들의 죽음을 다룬 연작 중의 하나다. 테러리스트를 소재로 삼았다고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던 이 작품은 작가가 테러리스트들에게 은밀한 동정을 품은 게 아니냐는 억측을 낳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작품이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것을 거부했다. 자신의 작품과 정치 사이에 뭔가 관계가 있다면, 그것은 “모든 유토피아적 기획의 미심쩍은 본성을 드러내는 데에 목적을 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유토피아에 대한 불신 역시 포스트모던하다.

작품은 대상의 윤곽을 사정없이 흐려놓아 마치 초점이 맞지 않은 사진처럼 보인다. 왜 윤곽을 흐려놓는 것일까? 어떤 이는 이것이 사진과 회화의 경계를 흐리기 위한 장치라고 말한다. 뵐플린 이래로 우리는 대상의 윤곽을 흐리는 게 회화적 효과를 낳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실제로 윤곽 흐리기는 사진에 마치 터너의 안개 그림이나 인상주의의 작품처럼 회화적 느낌을 준다. 다른 목소리에 따르면 거기에는 대상에 손대기를 꺼리는 모종의 ‘접촉공포’가 있다고 한다. 말하자면 윤곽 흐리기는 대상을 손으로 잡지 못하게 함으로써 작품에 최종적인 의미를 주지 않으려는 장치라고도 한다.

이로써 대상의 의미는 고정되지 않은 채 열리게 된다. 1986년의 어느 인터뷰에서 리히터는 이렇게 말했다. “유일하게 역설적인 것은 이것입니다. 언제나 적절한, 구성된 모티브로 완결된(closed) 사진을 얻으려는 의도를 가지고 시작하는데, 조금씩, 조금씩 그 의도를 파괴하여 마침내 작품이 완성됐을 때에는 개방성(openness) 외에는 아무 것도 남지 않게 된다는 것입니다.”


■ 숭고의 부정적 묘사 

1980년대 중반부터 리히터는 포토 리얼리즘 작업과 나란히 추상회화를 제작하기 시작한다. 포토 리얼리즘의 구상과 모더니즘의 추상이라는 두 개의 극단이 동시에 공존하게 된 것이다. 료타르의 설명에 따르면 현대예술은 ‘숭고의 부정적 묘사’라고 하다. 즉 묘사를 포기함으로써 이 세상에 묘사할 수 없는 어떤 것이 있음을 말하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어조로 리히터는 이렇게 말한다.

게르하르트 리히터(Richter, Gerhard), 추상회화, 1990, Oil on canvas, 225×200㎝
“추상화는 구상적 모형이다. 그것은 우리가 볼 수도, 기술할 수도 없으나, 분명히 존재함을 알고 있는 어떤 현실을 가시화시키기 때문이다. 그 세계를 우리는 알려지지 않은 것, 파악할 수 없는 것이라는 부정적 개념으로 표시한다. 그것을 우리는 수천 년 전부터 천국, 지옥, 신과 악마라는 그림으로 대체하여 묘사해 왔던 것이다. 추상회화와 더불어 우리는 그 보이지 않는 것, 이해할 수 없는 것에 직접 다가갈 수 있는 더 좋은 기회를 갖게 되었다. 왜냐하면 추상회화는 직접적인 직관성 속에서 예술의 모든 수단을 가지고 무(無)를 묘사하기 때문이다.”어느 책에선가 20세기 예술은 크게 사진을 이용한 ‘복제 미학’과 주로 추상회화를 이용한 ‘숭고 미학’의 두 흐름으로 나누어진다고 쓴 바 있다. 서로 대립되는 이 두 개의 물줄기가 재미있게도 리히터에게서는 하나로 합류한다. 리히터는 끝없이 사용하는 언어를 바꾸어 왔다. 이 운동은 때로 극에서 극으로 움직인다. 하지만 하나에서 다른 하나로 언어를 바꾼다고 해서 예전에 사용하던 언어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언제라도 과거의 언어를 끄집어내어 다시 사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

리히터에게 중요한 것은 현실이었다. 하지만 그 현실은 어느 하나의 그림 혹은 텍스트 안에서 단 한번에 남김없이 포착되지 않는다. 남는 것은 결코 손으로 잡지 못한 채 현실에 접근하려는 끝없는 시도뿐이다. 데리다의 텍스트가 결코 초월적 기의에 도달하지 못하고 기표의 무한연쇄 놀이를 하듯이, 리히터의 그림도 결코 현실에 도달하지 못한다. 그의 현실은 수많은 예술언어들의 놀이를 풀어놓으면서 안갯속으로 모습을 감춘 채 늘 우리의 손아귀(把握)를 빠져나간다. 이렇게 리히터는 1980년대에 비로소 전면화하는 어떤 경향, 즉 포스트모던의 시대정신을 구현한다
source: http://www.dosilife.com/blog/index.php/6199

독일의 현대미술의 거장 게르하르트 리히터(Grhard Richter, 79)의 개인전 «앱스트렉트 스피릿트(Abstract Spirit)»가 서울 강남구 청담동 마이클 슐츠 갤러리(Michael Schultz Gallery)에서 오는 10월 23일까지 열린다. 이번 마이클 슐츠 갤러리 서울에서의 전시에서는 70년대 초기작에서부터 근작까지 작가의 전반적인 작품을 어우르는 30여 점이 전시된다.
■ 게르하르트 리히터(Gerhard Richter)는 전후 독일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세계미술사에 있어서도 새로운 획을 그은 현대미술의 거장으로 ‘회화의 종말’이 예고되는 상황에서 구상과 추상, 사진과 회화, 고전과 반고전의 영역을 넘나드는 새로운 회화 영역을 개척한 인물로 평가 받고 있다.
1932 년 독일 드레스덴에서 출생한 작가는 1951-54 년 사이 사회주의 동독의 드레스덴 미술아카데미에서 수학하면서 보수적인 사회주의 리얼리즘을 익혔다. 그러나 파리여행, 카셀 도큐멘타 참관 등을 통해 서방의 현대미술 흐름에 눈을 뜨게 된 후, 1961년 베를린 장벽이 세워지기 직전 동독의 사회적 조건이나 미학이 자신과 맞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서독으로 이주하여 작품활동을 계속했다.
1961 년부터 1964 년까지 뒤셀도르프의 미술아카데미에서 칼 오토 괴츠 (Karl Otto Goetz) 밑에서 수학하면서  시그마 폴케, 콘라드 피셔 루에크, 게오르그 바젤리츠 등과 교우했다. 작가는 60 년대를 전 후로 예술적 방향을 설정하는데 실패를 거듭했으나 팝 아트, 특히 리히텐슈타인의 작품을 보고 비관습적 방법과 이미지가 미술에서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한 요셉 보이스와 플럭서스의 인습타파주의가 촉매작용이 되어 “나는 사진을 그리겠다라고 선언함과 동시에 반예술적 새로움을 고전적 아름다움 속에서 찾기 시작했다. 60 년대를 전후로 시그마 폴케, 콘라드 루에크와 함께 팝 아트의 독일적 변형으로 이른바 ‘자본주의 리얼리스트’ 그룹에서 활동하게 된다.
팝 아트의 일환으로 작가는 본인이 찍은 사진, 혹은 신문이나 잡지에서 선별한 사진을 캔버스에 채색한 뒤 이미지가 흐릿하게 보이도록 만들었다. 리히터의 작품이 모더니즘과 포스터모더니즘 경계에서 어느 편에도 서지 못하는 것처럼, 그의 작품은 사진이라는 리얼리즘과 회화의 붓질이 결합해 작가만의 독특한 회화양식을 만들어낸다.
1970 년대 들어 사진을 바탕으로 하는 회화를 만들어나가는 동시에 한편으로는 이러한 작품들과 외견상 모순되는 추상 작업을 발전시켜갔다. 이전의 작업이 리얼리즘을 기반으로 한 구상작업이었다면 70 년대 이후 작업들은 작가가 말하고자 한 주제(motive)없는 동인(motivation)에 더 근접한 추상작업이었다.
관찰자로 하여금 궁금증을 일으키는 추상 작품은 붓과 솔, 가늘고 긴 막대기, 스폰지 등을 이용하여 물감을 밀어내고 자신이 만든 넓고 평형한 페인팅 나이프로 물감의 층들을 칠하고 이동시켜 만들게 된다. 이러한 재료로 두터운 물감 층을 덮어 만든 컬러풀한 추상회화는 자유분방한 색채와 형태로 이전의 작업들과 극적인 대조를 보인다.
작가는 궁극적으로 회화에서 보여 주고자 한 ‘무’의 세계나 ‘허구’의 세계들은 수 세기 동안 그려져 왔으며 회화가 이러한 이해할 수 없는 현실을 더욱 심미적이며 명민하게, 광적이며 극단적으로 그리고 이해 불가능한 방식으로 재현하면 할수록 그 어느 장르보다 회화는 자유롭다고 말한다. 작가는 동시대의 회화의 본질과 위치에 대해 끊임없이 자문하며 자신의 작업을 확장시켜 나갔다. 90년대 들어 보다 완숙한 추상회화의 세계를 보여주며 재평가되고 있다.

Tuesday, January 14, 2014

kiaf 2013 : Hamilton Aguiar

source: http://www.parkcitymagazine.com/Park-City-Magazine/Summer-Fall-2006/Hamilton-Aguiar/



Recent art works from wynwood art group : http://www.wynwoodartgroup.com/Artist-Detail.cfm?ArtistsID=672

Hamilton Aguiar

Hamilton Aguiar is tired, but you wouldn’t know it. Slight pauses in his animated dialogue, where he seems to be trying to remember what he’s talking about, are the only hint to how fatigued he really is. Then one of the pauses stretches to a lapse and he says, with an endearing giggle, “I’m sorry, I’ve been working day and night and haven’t slept in three days.” He may be exhausted, but it is a good sort of exhaustion; in fact, for this South American-born artist, sleep deprivation is all too familiar. And so is success.
Aguiar, who arrived in the United States almost 20 years ago knowing only a handful of English words, is now one of the country’s hottest new visual artists. His unique oil-on-silver-leaf silhouetted landscape paintings can be found in galleries in New York City, Aspen, Laguna Beach, Scottsdale, Boston and at our own Redstone Gallery in Park City. He’s also penetrated the art scene in several countries around the globe including Sweden, Japan, Korea, Germany and Canada. The Spring 2005 issue of Fine Art Magazine said of his paintings: “… his landscapes incorporate many historical elements while breaking new ground in technique and composition.”
With this kind of overwhelming sensation for his work, it would be easy to imagine Aguiar’s road to success paved with years struggling as a starving artist. To the contrary, since following a girlfriend from Brazil to New York state at age 21, Aguiar has embraced everything he’s done from house painting to owning a gallery in the same way. He now enjoys his art, considering each experience as an opportunity to better himself. “I’ve always looked at whatever I was doing at the time as part of the path that would lead me to something bigger,” Aguiar says. “I’ve always tried to enjoy whatever I was doing for what it was and learn from it.”
Not long after coming to the U.S., Aguiar knew he wanted to make America his permanent home and hired an immigration lawyer to help him get his Green Card. “As a thank you for her help, I did a painting for her,” he says. “She liked it so much that she said I should consider going into a field that allowed me to utilize my artistic talents.” The next day Aguiar enrolled in a decorative painting class in New York City. At the time, he was making a living as a house painter in the Hamptons and soon began incorporating faux finishing into his repertoire of services. One of his clients introduced him to Ken Verosko, one of the Big Apple’s most sought-after faux finishers. With Verosko, Aguiar worked on a number of large faux finishing projects including the Louisiana State Capitol building. “Ken had hired these two women from Germany who were master gilders to work on the project in Louisiana. Through them, I added gilding to my skill set,” Aguiar explains.
While growing his house painting and faux finishing business and collaborating on projects with Verosko, Aguiar continued to paint on canvas, mostly for himself. Then in 1999, his father had a heart attack, and Aguiar returned to Brazil. While there, he visited with an old friend and gallery owner. The friend knew Aguiar painted and invited him to participate in a small show he was hosting the following week. “Well, I had maybe one painting at that time,” Aguiar says. He worked day and night for five days to produce about eight paintings. At the show he was an unexpected hit, selling almost everything he’d produced, including one large piece for $10,000. “That’s when I started to think about my painting in a different way,” he says.
Buoyed by his artistic accomplishment in Brazil, Aguiar opened a gallery in South Hampton, New York when he returned to the States. The gallery hosted shows of artwork by Romero Britto, Norman Rockwell, Burton Morris, Thales and many Brazilian artists. Aguiar continued to supplement his income with gilding and faux finishing jobs.
About a year after opening the gallery, Aguiar met Nan Miller, a well-known gallery owner, publisher and art dealer. “Nan saw my work and told me that I was a faux finisher, gallery owner and artist, and that I needed to pick just one and focus on it. She told me she thought I should be an artist,” A year later, Aguiar closed his gallery and focused on creating his art full time.
Up until this point, Aguiar’s technique involved applying resin to canvas and then painting over it with oil paints. One midwinter day, however, as he was leaving a restaurant in the Hamptons, Aguiar paused to observe the sun reflecting off the fresh snow of a recent storm. “I felt something when I saw that image,” he says. “I wanted to capture that light.”
Aguiar returned to his studio with an idea. He applied silver leaf to a canvas and then used oils to paint a landscape over it. The next morning when he returned to his studio, two other artists he shared the space with were looking at his painting. “They first asked me how I did it and then told me they thought I had really hit on something,” Aguiar says.
Over the next several months, feedback for his silver-gilded paintings continued to be positive. Aguiar decided to take a leap of faith and enter himself as an unrepresented artist at the 2004 New York International Art Expo, widely considered the place where up-and-coming visual artists are discovered. Within two hours of the show’s opening, Aguiar sold half of the 20 paintings he’d brought with him. The other half were purchased by Bill Handler, art aficionado and owner of Park City’s Redstone Gallery. “We were eight months out from opening the gallery in Park City,” Handler says.
“But I knew even if we never opened the gallery, Hamilton was going to be a great commercial success and I’d always regret not at least purchasing his paintings for myself.”
At the end of Art Expo, Aguiar had more then a dozen commissions and, in addition to the Redstone Gallery, had made agreements with gallery owners in Aspen, Laguna Beach and Boston to carry his work. A short time later, Nan Miller signed on as Aguiar’s publisher and distributor. “The response to Hamilton’s work is like no other I have experienced in the 35 years I’ve been in this business,” Miller says. “Every gallery owner’s greatest desire is to find an artist whose talent is so unique and impressive that individual collectors and gallery owners alike need to have this artwork in their collections. Hamilton is that artist.”
Aguiar now employs two full-time gilders, but continues to complete all of the painting himself which, in light of exploding demand, is why he’s almost always tired. “I suppose I could train someone to reproduce some of my paintings, but that just wouldn’t be me,” Aguiar says. “I never know what I’m going to paint before I paint it and you can’t teach someone how to do that.”
Although Utah-based freelance writer Melissa Fields has yet to add pieces of world reknown to her collection, she has accumulated more than 100 works from a very promising up-and-coming artist: her 3 1/2-year-old son, Charlie.
See Hamilton Aguiar’s work at Park City’s Redstone Gallery, 1678 West Redstone Center Drive, 435.575.1000.

Thursday, December 5, 2013

kiaf 2013 - 김동유


[이진숙이 만난 우리 시대 미술가] 화가 김동유


구도적인 반복 행위로 탄생하는 이중그림


김동유
1965년 공주 출생. 목원대학교 미술대학 및 동대학원 회화과 졸업. 1989년 데뷔 이래 갤러리현대, 스티드 크라우틀러(뉴욕), 성곡미술관, 이화익갤러리, 브라운베렌스갤러리(뮌헨) 등에서 17회 개인전을 가졌다. 포스코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내셔널뮤지움(아일랜드), 내셔널포트레이트갤러리(런던), 로열아카데미(에든버러), 얼스터뮤지움(아일랜드), 웁살라미술관(스톡홀름), KOREAN EYE(런던/싱가포르), 갤러리현대, 이화익갤러리, 국립현대미술관, 금호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갤러리사비나, 성곡미술관의 중요한 전시에 참여했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성곡미술관, 삼성미술관, 뉴올리언스미술관, 경기도미술관, 인물미술관, 사비나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대림미술관, 금호미술관, 호암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현재 목원대학교 회화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중 얼굴〉 그림으로 김동유는 분명 스타작가가 되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옥션에서 그의 작품 거래 동향은 늘 미술면의 주요 기사였다. 2006년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마를린 먼로 vs 마오 주석〉이 당시 추정가의 25배인 3억2000여만원에 낙찰되면서 지방의 무명작가가 일약 유명작가가 되었다. 이후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2012년에는 런던에서 있었던 ‘엘리자베스 여왕 즉위 60주년 기념 전시회’ 에 아시아 작가로는 유일하게 초청을 받아 전시에 참여했다. 그러나 김동유의 경우는 시장의 떠들썩한 반응과 연이은 화젯거리 때문에 사람의 진실이 가려진 경우이기도 했다. 그를 둘러싼 상황이 진정되어야 진솔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시간을 기다렸다. 2012년 11월 30일 까지 이어진 갤러리현대(강남)에서의 그의 17번째 개인전이 끝날 무렵 비로소 그를 만났다. 스타작가라고 불리는 기분을 먼저 물었다. 

“굉장히 부담스러운 일이었죠. 그 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힘든 일이지만, 계속 관심을 받게 되고 모든 것이 짐스러웠어요. 외형적으로 무언가는 변한 것 같지만 사실 속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어요. 어렸을 때의 저와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어요.”

어린 시절의 소극적인 성향이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아 지나친 유명세가 하나도 반갑지 않단다. 말이 없던 소년 김동유가 유일하게 좋아한 일은 혼자 조용히 그림을 그리는 일이었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장래 희망은 화가였다. 그는 담담한 어조로 “어렸을 때 꿈이 이루어져서 다행”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누구나 예상하는 것처럼 그 길은 쉽지 않았다. 4년 장학금을 받고 목원대에 입학했지만, 미대 입학이 전부는 아니었다. 2006년 그날이 올 때까지 마흔 살의 가장으로서, 두 아이의 아빠로서의 책임도 미루었다. 축사를 개조한 집에서 가족들이 함께 살면서 오직 그림에만 매달리던 힘든 시절이 있었다. “모두가 포기했을 때, 아무도 하지 않았을 때 끝까지 밀고 가는 힘, 내적인 힘”을 강조하는 그의 말에 강한 힘이 실리는 이유는 어려운 시간의 경험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Audrey Hepburn(Audrey Hepburn)_ Oil on Canvas, 227.3×181.8cm, 2008
이번 17번째 전시에서 보여준 작품들도 그의 저력과 뚝심을 보여주었다. 멀리서 보면 레오나르드 다 빈치의 성모상과 미켈란젤로의 피에타가 보다 분명한 윤곽을 드러내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무수히 많은, 갈라진 자국들이다. 작은 단위들이 모여서 큰 화면을 이루는 이중화를 다른 차원에 적용한 그림이다. 

“제 작품은 원래 주변에서 소재를 많이 가져오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 키치적인 요소가 많죠. 명화와 관련해서도 주제 같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크랙 같은 주변적인 것을 끌어들인 겁니다. 전에 그린 얼굴 시리즈도 특정인이기도 하지만 미술에서 잘 다루어지지 않던 주변적인 이미지라고 생각해서 그린 거죠.” 

아이러니컬하게 그의 그림 덕분에 그 이전에는 유명하지 않았던 이미지들은 유명해졌고, 유명한 이미지들은 더 유명해졌다. 그의 대표작인〈이중 얼굴〉 시리즈에는 마를린 먼로, 케네디, 마오쩌둥, 박정희 대통령, 김일성, 오드리 헵번, 그레이스 켈리, 다이애너비의 얼굴이 등장한다. 이 얼굴들을 들여다보면, 케네디 얼굴은 마를린 먼로의 얼굴로 이루어져 있고, 다이애너비는 엘리자베스 여왕의 얼굴로 이루어져 있다. 두 인물간의 관계를 연상하고 해석하는 것은 관람객의 몫이다. 

“보는 사람에 따라 케네디와 먼로의 염문 같은 것을 연관시키기도 하는데, 저는 그런 부분보다는 형태의 독특성이 더 중요하다고 봐요. ‘케네디의 형태와 먼로의 형태가 합해지면 어떻게 되겠네’ 이런 생각을 하는 거죠.” 

Audrey Hepburn(Gregory Peck)_ Oil on Canvas, 227.3×181.8cm, 2009
그의 전작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이중화’다. 멀리서 보는 이미지와 가까이서 보는 이미지가 다른 두 개의 이미지로 이루어진 화면이라는 뜻이다. 84학번인 그가 대학을 졸업할 무렵 많은 동기들은 회화를 접고 당시 유행하기 시작하던 입체・영상 작업을 시작했다. 

“유행을 따르는 것은 내 성향을 남에게 맞추는 거죠. 남에게 맞추는 것보다 내가 가진 성향을 끌어내는 게 더 중요해요. 흥미가 없는 것은 요만큼도 그릴 수 없어요. 흥미로운 것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회화가 평면이지만 평면 안에서 입체, 조각, 움직임의 요소들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평면 작품이라도 공간 안에 놓이고 거리가 생기고, 멀리서 보았을 때와 가까이서 보는 이미지가 다른, 시각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작품들을 그리게 되었죠. 일종의 스테레오적인 회화입니다. 사람이 가지고 있는 시각을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는 그림이기도 하죠.”

Grace Kelly(Clark Gable)_ Oil on Canvas, 194×155cm, 2010
그래서 등장한 것이 ‘이중화’다. 아름다운 꽃으로 여인의 모습을 형상화한 〈꽃과 여인〉(1999)이라는 작품으로 본격화되기 시작한 이중화는 그의 오랜 예술적 탐구의 첫 번째 종착점이자 새로운 작품을 향한 시발점이 되었다. 같은 해에 〈얼굴〉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이 등장한다. 마를린 먼로의 큰 이미지에 박정희의 작은 이미지가 함께 있는 작품이었다. 처음 이 작품을 그릴 때는 4개월이 꼬박 걸렸다. 이번 신작인 〈피에타(180×180cm)〉를 완성하는 데에는 꼬박 1년이 넘는 시간이 들었다. 손으로 하는 작업의 고단함 때문에 전시가 한 번 끝나고 나면 심한 어깨 통증으로 고생을 하기도 한다. 인내력을 요하는 작업, 그리고 가까이 들여다보는 화면에서 꿈틀거리는 손 맛 때문에 성곡미술관 박천남 학예실장은 그의 작품에 관해서 “지독한 그리기”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Flower and Woman_ Acrylic on canvas, 162.2×130.3cm, 2000
그릴 때는 가까이 다가가서 그리고 멀리 떨어져서 전체를 조망하는 방식, 무수히 비슷한 흔적들을 화면에 쌓아가는 김동유의 작업방식은 김홍주・박서보 등 여러 한국 작가들에게 공통적으로 보이는 구도적인 반복 행위를 연상시킨다. 이 말에 대해서 그는 흥미로운 대답을 했다. 

“반복을 의도했다기보다는 흰개미가 몸에 밴 습성대로 움직이는 것처럼 공통적인 한국인의 특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옛날에 줄을 치고 일일이 손으로 모내기를 하던 기억, 낫으로 벼를 일일이 베는 일, 뜨개질이나 돗자리를 짜는 일 같은 일의 속성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죠. 그림 속에 또 그림이 들어 있는 저의 이중화는 음식문화와 비교해보면 발효음식과 통합니다. 이미 발효된 젓갈로 다시 김치라는 발효음식을 만드는 과정과 비슷하죠. 그런 의미에서 제 작업 방식은 한국적이죠.” 

Pieta_ Oil on Canvas, 180×180cm, 2011
고도(古都) 공주 출신답게 그는 한국적인 것에 대한 이해가 뛰어났다.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보다 혼자 있기를 좋아했던 초등학생 김동유는 산들에 널려 있는 깨진 기왓장을 주우러 다니는 것을 좋아했다. 어른들은 쓸모없는 것들을 쌓아놓는다고 역정을 내셨지만, 혼자 소중하게 보관하곤 했었다. 그의 사소한 수집벽은 지금의 작품들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때는 기왓장이지만 지금은 이미지다. 우표, 성냥갑의 이미지, 유명인의 얼굴, 잘 알려진 명화 등 그의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이 언제든지 그의 그림이 될 준비를 하고 있다. 그가 그린 이미지가 서양 유명인들이고 서양명화이기 때문에 더러 오해를 받는다고도 한다. 

“소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한국적인 방법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김치가 한국음식의 상징이지만, 고추가 우리나라에 들어와 지금의 김치가 만들어진 것이 얼마나 되었겠어요? 화가 이동기와 대화를 나눈 적이 있는데, 어쩌면 서양적인 것과 한국적인 것이 섞여 있는 부대찌개야말로 지금 시대에서는 가장 한국적인 것일 수도 있지요.”

반도국가로서 문화적인 혼성은 한국문화에서의 중요한 테마 중의 하나일 것이다. 백남준이 한민족을 기마민족으로 이해했다면, 김동유가 이해한 한민족은 농경민족이다. 그리고 어떤 규정이건 거부하지 않으면서 다양한 언어로 자신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이다. 김동유가 한때의 인기작가가 아니라 한국의 대표작가로 계속 남을 수 있는 이유는 이런 심도 있는 이해 덕분일 것이다.

사진 : 김선아

Monday, December 2, 2013

kiaf 2013 - 박승훈 작가

조각조각 어긋나 있는 퍼즐, 그 퍼즐들을 하나씩 맞춰가면서 새로운 이미지가 완성돼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퍼즐을 맞추는 색다른 재미이다. 박승훈의 작품을 보자마자 가장 먼저 떠오른 것도 퍼즐이었다. 하나하나 분리돼 있는 이미지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 안에 또 다른 세상이 보인다. 사람들이 서서 대화를 하고 있기도, 자동차가 도로에서 달리고 있기도 하다. 이렇게 조각조각에 담긴 다양한 세상이 한 공간에 모였을 때 그 세상은 어지럽고 복잡할 것 같지만 오히려 조화를 이루며 또 하나의 세상을 만들어낸다. 가까이서 봤을 때도 멀리서 봤을 때도 눈길을 끄는 것, 그것이 박승훈 작가 작품의 매력이다. 

서울 상암동 난지 스튜디오에서 만난 박승훈은 열정이 가득한 눈으로 작업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는 16mm 영화용 필름을 OH 필름에 가로와 세로로 빼곡하게 붙여 고정시킨 뒤 필름 홀더에 넣어 사진을 찍는다. 흔히 사진작가들은 필름에 지문이 묻지 않도록 조심하지만 그는 필름을 서슴없이 만지면서 친근한 그의 흔적을 남긴다. 실제로 디지털 인화된 그의 작품에서는 손가락 지문 같이 작업하면서 생긴 흔적들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때로는 의도치 않게 필름에 스크래치가 나기도 하고 색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바래기도 한다고. 이전에는 이런 흔적들을 지우고 소위 말하는 ‘완벽한 결점 없는’ 작품을 만들려고 했지만 작품 또한 작가의 행위를 담는 기록이라고 여겼기에 받아들이게 됐다. “처음 작업을 시작할 때는 포토샵을 많이 사용했지만 이젠 직접 필름을 스캔하고 현상하면서 색을 잡는 등 아날로그적 요소를 많이 넣으려고 하고 있어요. 작품에 보다 직접 다가가고자 하는 것이죠.” 

조각난 형태로 촬영된 이미지는 박승훈의 손에 의해 해체되고 다시 하나로 엮인다. 이는 그가 2008년부터 선보인 ‘텍스투스(TEXTUS)’ 시리즈의 의미와도 상통한다. 하나의 문장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여러 글자들이 필요하다. 각각 의미가 있는 텍스트(TEXT)가 모여 글을 이루는 것처럼 조각난 이미지들은 박승훈의 손에서 마치 직물의 씨줄과 날줄이 합쳐져 옷감이 되듯 엮여 재구성되면서 하나의 조직, 즉 텍스투스를 완성한다. “하나의 평면에 많은 정보를 담고 싶습니다. 제 작품은 대상을 정면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여러 이미지들이 엮이면서 측면도 보여주는 등 다양한 모습을 담고 있어요.” 

이미지를 새롭게 엮어가는 작업은 2007년 선보인 ‘보다 나은 설명’ 시리즈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보다 나은 설명’은 ‘이미지가 때로는 글보다 나은 설명을 할 수 있다’는 의미로 백 번 설명을 듣는 것보다 한 번 직접 보는 것이 더 이해가 쉽다는 것이다. 박승훈은 30~40km 정도의 거리인 서울의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 강 건너편을 걸으면서 1년간 찍은 서울 한강변 사진 7000 여장을 날씨와 계절에 따라 분류해 10장의 이미지로 엮었다. 하나로 자연스럽게 이어진 이미지들은 아무 설명 없이도 한강변의 모습을 통해 많은 것들을 느끼게 해준다. “처음에 촬영할 때는 없었다가 촬영 도중 생기는 건물들같이 한강변이 변해가는 과정이 작품 속에 차곡차곡 기록됐습니다. 역사학자들이 역사의 순간을 기록하는 것처럼 주관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최대한 객관적으로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때로는 객관적인 광경이 보는 이에게 보다 많은 의미를 전달해 줄 수 있으니까요.”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사각 프레임 안에 이미지를 기록하는 일이다. 사진가 사코우스키는 사진의 요소로 사물 자체, 디테일, 프레임, 시간성, 시점을 들기도 했다. 하지만 박승훈은 이런 관념에서 탈피하고자 한다. 그는 여러 이미지를 연결시켜 프레임 안에 제한돼 잘라진 이미지가 아닌 전체 이미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일정하게 쭉 걸어가면서 앞에 보이는 대상을 바라본 사진들을 이은 ‘보다 나은 설명’ 시리즈에서 한 눈에 볼 수 없는 이미지를 하나의 평면에 담아내는 등 원근법과 시점의 한계를 극복한다. 또한 여러 계절을 담은 이미지들을 한 데 엮으면서 시간성에서 벗어난. “고정관념과 한계에서 탈피하는 작업을 하고 싶어요. 단순히 쉬운 사진을 찍기보다는 새로운 시도와 실험을 곁들인 작업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의 작품은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온다는 특징이 있다. 한강변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보다 나은 설명 ’시리즈를 보면서 자신의 집이 어디 있는지 찾으면서 반가워하고, ‘텍스투스’ 시리에서는 자신이 가봤던 장소가 작품에 등장하는 것을 보고 반가워한다. 이렇게 사람들이 그냥 지나치는 것이 아니라 오래 볼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것이 박승훈의 바람이다. “사진을 찍기 전에 미리 장소를 선택하고 사전 조사해서 작업을 진행하는 편이에요. 주로 사람들에게 익숙한 곳, 사람들 기억 속에 많이 남아있는 곳을 택하는 편입니다. 사람들의 아련한 기억을 자극할 수 있는 그런 따뜻한 작업을 이어가고 싶어요.” 

친근하면서도 독특한 이미지로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는 박승훈의 작품은 8월 서울 청담동 표갤러리 사우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상 인터뷰 기사..

아래는 2013년 월 표 갤러리 에서 열렸던 박승훈 전 소개 글입니다.
source=:;http://www.mu-um.com/exhibition/exhibition_view.php?idx=2244



Travel Log – Italy, 세 도시 이야기
박승훈展 / Park Seung-Hoon /
2011_0819 ▶ 2011_0917

관람시간: 오전 9시 30분 ~ 오후 7시 00분
(토요일 오전 9시 30분 ~ 오후 6시 00분)
일요일 휴관
(공휴일 휴관)
표 갤러리 사우스 Pyo Gallery South(135-100) 서울 강남구 청담동 118-17 네이쳐포엠빌딩 B112호Tel. 02-511-5295south.pyoart.com
표갤러리 사우스에서는 8월 19일부터 9월 17일까지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도시, 로마, 피렌체, 밀라노를 사진 작업한 작가 박승훈의 개인전을 연다. 사진 작가 박승훈은 16m 영화필름을 엮어 시각적으로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내는 작가이다.

가로 세로로 빼곡히 붙여진 16m 영화필름을 이용해 대상을 작은 조각 이미지로 분할 촬영하여 다시 그 필름들을 직물처럼 엮어나가는 작업을 한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하나의 장면은 기억 속의 고리들처럼 엇갈리는 듯 모자이크처럼 연결되어 독창적이고 새로운 도시의 이미지로 재탄생 된다.

이번 전시는 오드리 햅번 주연의 영화 ‘로마의 휴일’의 배경이 된 도시 로마를 비롯하여 유서 깊은 중세풍의 도시 피렌체 그리고 개성있고 화려한 밀라노 등 로맨틱한 이탈리아의 풍경을 박승훈 만의 색깔로 세련되게 엮어낸 TEXTUS 시리즈 사진들로 늦여름 고즈넉한 여행의 기분을 선사해 줄 것이다.

박승훈 / TEXTUS 059-1 / Digital C Print / 100x125cm / 2011 /

시리즈는 TEXT의 어원이 되는 라틴어 TEXTUS(직물)에서 비롯되었으며 직물의 씨줄과 날줄이 합쳐져 옷감이 되듯 겹쳐진 16m의 영화필름들이 해체되고 다시 엮어지는 의미에서 시작되었다. 이렇게 엮어진 4cm 남짓한 네모조각들은 하나의 완성된 풍경을 담고 있다. 설레임에 가득 차있는 여행객의 표정과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건물의 구석구석까지, 그의 렌즈에서 포착된 부분들은 비슷하거나 다른 모습들로 낯설지만 드라마틱한 장소를 연출한다.

박승훈 / 보다 나은 설명 – 피렌체 비온 뒤 / Digital C Print / 100x135cm / 2011 /

또 하나의 시리즈는 <보다 나은 설명>이다. 1년간 일정간격으로 강변을 촬영하여 한 장의 이미지로 서술해나가는 이 시리즈는 근작에서는 피렌체의 아르노 강변을 따라 이어진 풍경들로 색다른 광경을 자아낸다. 시각적인 흥미로움 외의 시간, 공간에 따라 변화하는 풍경을 담은 이 작업은 강변을 중심으로 한 문명의 발달과 역사의 한 부분이 될 현재 역시 변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사진의 기록성을 잘 드러내주는 작업이다.

박승훈 / TEXTUS 043-1 / Digital C Print / 100x125cm / 2011 /

박승훈 / TEXTUS 052-1 / Digital C Print / 100x125cm / 2011 /

박승훈 / TEXTUS 053-1 / Digital C Print / 93x161cm / 2011 /

박승훈 / TEXTUS 071 / Digital C Print / 125x159cm / 2011 /

박승훈 / TEXTUS 067 / Digital C Print / 100x125cm / 2011 /

박승훈 / 보다 나은 설명 - 피렌체 야경 / Digital C Print / 100x135cm / 2011 /

표갤러리 사우스에서 열리는 박승훈의 개인전은 총 20여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kiaf 2013 - 김용진 작가

김용진 작가 자료는 잘 못 찾겠네요.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guru_jkim&logNo=120199399175&redirect=Dlog&widgetTypeCall=true


  • 네이버 미술 검색에 나온 두 작품(기로 가득찬 기, 달리의 콧수염)

http://arts.search.naver.com/service.naver?sm=tab_hty&where=arts_list&x=10&y=10&query=%EA%B5%AC%EB%A3%A1%EC%82%B0%EC%9D%B8%EA%B9%80%EC%9A%A9%EC%A7%84&authorId=KO-00007

달리의 콧수염 작품 해설입니다(http://arts.search.naver.com/service.naver?where=arts_detail&query=%EB%8B%AC%EB%A6%AC%EC%9D%98+%EC%BD%A7%EC%88%98%EC%97%BC&os=894546#art_in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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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가 김용진은 작업 초기 동선, 철사, 시멘트 등을 이용해서 만다라를 상징하는 동심원 형태의 조각을 제작해왔다. 최근 몇 년 간 금속 와이어를 캔버스에 꽂아 인물을 만드는 작업을 해오고 있는데, 이번 KIAF2012에서는 살바도르 달리, 파바로티,스티브 잡스 등 인물 시리즈를 선보입니다. 작가는 작은 금속 (주로 철을 사용한다) 와이어를 캔버스에 촘촘하게 꽂아 인물의 형상을 만듭니다. 와잉어를 여러 가지 형태로 고아 모양을 달리하고, 촘촘하게 박은 밀도, 높낮이 등을 조절하여 인물의 입체감, 명암 등을 표현합니다. 어두운 부분은 와이어를 캔버스에 아주 치밀하게 꽂아 선과 면으로 만들어내는 작업 과정은 그 자체가 인내와 반복의 수행적인 과정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는 지금까지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김용진 작가만의 새로운 예술입니다. 소박하고 절제된 한국적인 미갑과 작가의 새로운 예술전ㄱ 표현이 돋보이는 김용진의 작품에서 부드러움과 견고함을 지닌 형태로 재 탄생한 독특하고 창의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

Thursday, November 21, 2013

Kiaf 2013 - Xavier Veilhan


"피사체를 식별하는데 최소한으로 필요한 것에 대한 고민" 하고 대상을 면으로 나누어 조각으로 표현한  작가 Xivier Veilhan.

- 홈페이지 : http://www.veilhan.net/home.php
- 2011 국립현대 미술관 전시회 소개글 : http://cafe.naver.com/moca2009/2115
- 과천 코오롱타워 분수대의 새로운 미술품 작품(The Carriage)  : http://cafe.naver.com/mygc/53108



아래글 출처 : 이자람님의 리뷰 - http://cafe.naver.com/spacek0/835

Xavier Veilhan

조각, 사진, 회화, 비디오 혹은 설치미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자비에 베이앙은 묘사를 표현방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피사체를 식별하는데 최소한으로 필요한 것에 대한 고민을 작업에 옮기며 모델의 형식적인 아름다움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그것이 가지고 있는 가장 단순한 의미로 축소시킨다.
"La statue de Tokyo" 2010 / Wood, polyurethane, paint / 13.2 feet x 45 1/4 inches x 45 1/4 inches / 403 x 115 x 115 cm / unique

The Mobile, 2009 / Composite material, stainless steel, paint / 10 x 10 x 10 m / 32.9 x 32.9 x 32.9 feet / Unique



"Mobile n°2" 2006
50 plastic spheres and mat black painting / 50 sphères en plastique, peinture noire mate
13.9 x 19.0 x 14.1 feet / 420 x 580 x 430 cm
unique



"The Lion" 2004
PU resin / Résine PU
16 x 9 x 27 feet / 500 x 850 cm x 300 cm
unique



"Vibration", 2010 / Welded steel sheet metal, acrylic paint / 239 x 610 x 190 cm / 7,8 x 20 x 6,2 feet / Unique



"The three Sophie" 2006
Polyurethane, epoxy paint (indivisible serie of three sculptures) / Polyuréthane, peinture époxy, (série indivisible de 3 sculptures)
n°1 :75 x 23,5 x 16,5 + n°2: 75 x 23 x 16 + n°3: 74 x 28,8 x 16 inches / 190 x 59,6 x 42 + 190 x 58,5 x 41 + 190 x 53 x 40 cm
unique
   



"Le Gisant" 2007
Blue vacuum form / Thermoformage bleu
25 1/2 x 12 1/4 x 4 1/4 inches / 65 x 31 x 10,5 cm
5/5 + 2AP




"The Shark" 2008
Polished inox / Inox poli
6.6 x 16.4 x 7.2 feet / 200 x 500 x 220 cm
AP1/3+AP2


"Sophie" 2008
Polystyrene, steel structure, polyester resin, yellow epoxy paint / Polystyrène, structure métal, résine polyester, peinture époxy jaune
194 3/4 x 59 1/2 x 43 1/4 inches / 495 x 151 x 110 cm
unique



"Les Habitants de Lyon" 2006
Painted polyester resin / Résine de polyester peinte
Variable dimensions / Dimensions variables
unique 



"The Horse" 2009
Polished inox / Inox poli
6.6 x 8.6 x 2 feet / 200 x 260 x 60 cm
unique



"Norman Foster" 2012
Polished stainless steel / Acier inoxydable poli
69 1/2 x 16 1/2 x 18 1/2 inches / 176,6 x 41,8 x 47,3 cm
unique



"Pierre n°6" 2009
Cocobolo wood / Cocobolo
30 x 9 1/2 x 6 inches / 76 x 24 x 15 cm
unique



"The Man on the Phone" 2010
Lacquered resin polyurethane / Résine polyuréthane laquée
70 3/4 x 25 1/2 x 16 1/4 inches / 180 x 65 x 41 cm
unique 



"Laurent" 2010
Polyurethane resin - (Indoor sculpture) / Résine polyuréthane - (Sculpture d'intérieur)
71 1/4 x 21 3/4 x 11 3/4 inches / 181 x 55 x 30 cm
unique




"Sophie n°2" 2007
Aluminum, steel / Aluminium, acier
6.2 x 1.11 x 1.4 Feet / 190 x 57 x 41 cm
unique
   



View of the exhibition "People as Volume" in 2005 at Galerie Andréhn-Schiptjenko Stockholm (Sweden) 


"Le Parvis" 2003/04
Mat laminated digital Archival ink-jet print on Ilford Archival paper, mounted on aluminium 2 mm / Impression numérique par jet d'encre Archival sur papier Ilford Archival, plastifiée mat et montée sur aluminium 2 mm
8.6 x 11.7 feet / 260 x 355 cm
2/3 +1AP 

Thursday, November 7, 2013

kiaf 2013 - 김인숙 작가


  • 사진작가 김인숙 전시회 사진 입니다. 


      source: http://blog.naver.com/iss003?Redirect=Log&logNo=140119599596


  • 사진은 권력이다 블로그에 올라온 글:

        여성의 상품성을 고발하는 사진작가 김인숙 : http://photohistory.tistory.com/6162


  • 아래는 김인숙 사진작가에 대한 블로그의 글입니다 
        홈이네 사진방:  http://blog.naver.com/humphoto?Redirect=Log&logNo=190615641)

아래는 "홈이네 사진방" 블로그의 글입니다.



[출처]
 [작가소개] 김인숙|작성자 흠포토



김인숙(1969~)



 
Dinner_2005


오늘 여러분들에게 소개 해 드릴 작가는 블록버스터 규모의 순수사진작업을 하는 작가 김인숙 입니다.
2000년에 독일 뒤셀도르프로 넘어가 사진을 시작한 작가는 짧은 기간에 인상깊은 작업을 많이 하였는데요.

국내에서는 일우재단에서 운영하는 제 1회 일우사진상 수상을 통해 본격적으로 알려진 작가이기도 합니다.



The Auction_2006


사진이 상당히 충격적이고 직설적이죠? 작가는 현대를 살아가는 여성의 위치와 ,사회속에서 만들어지는 성적 대상으로써 여성에 집중하였는데요.
비록 과장되었다고 하지만, 현대사회속에서 뒤틀리고 변질되어가는 여성의 모습을 인상깊게 잘 표현한 작품입니다.

작가 작품은 사진이 보여주는 인상만큼, 그 스케일과 표현에 있어서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일전에 작가분 특강에서 들었던 바로는 저기 모델 모두가 주변 이웃이거나 친구, 지인들에게 부탁하여 촬영함으로써 비교적 많은 비용을 절약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물론, 그것을 제외하고서도 무시하지 못할 금액이 들어간 작품임에는 분명합니다.
하지만 사진을 하는 입장에선 단순히 사진의 스케일보단, 네거티브한 사진임에도 불구하고
모델로써 흔쾌히 나서서 도와준 독일인들의 모습에서 얼마나 그들의 삶에 예술이 가까운지 생각하게 합니다.



Saturday night_2007


작가의 작품 중에서 가장 큰 인기를 얻은 작품입니다.(김인숙이란 이름 석자를 사진계에 알린 중요한 사진입니다.)

사진은 독일 뒤셀도르프에 위치한 레디슨호텔을 배경으로 66개의 각 방마다 하나의 이야기를 담아냈습니다.
작품은 100여명의 스탭을 대동하고, 5~6억원의 금액을 들여 제작하였다고 합니다.


 


각 방들을 제작하고 촬영하기 위한 과정입니다. 엄청난 스케일이지요? :D
작품을 위해서 작가는, 조명감독부터 스타일리스트, 심지어 촬영관련 조언을 위한 전문 기술자들까지 대동한다고 합니다.
마치 한편의 영화를 제작하는 느낌마저 드는 것 같습니다.

방 하나하나마다 하나의 세트장을 제작하여 편집한 이 사진은 그 규모도 놀랍지만, 그렇게 만들어 낸 방의 이야기도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66개의 방 중에서 어느정도 퀄리티가 있는 사진 15장만 추려봤습니다.


















66개의 방을 통해 현대인의 모습을 단면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작가분의 말씀으로는 방에 담긴 이야기 아이템 대부분을 10여년 간의 독일 신문 속에서 얻어내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상당히 동떨어진 것 같으면서도, 시선을 놓칠수 없는 것은 현실의 우리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One Ten Third Street_2009


이후에도 작가는 비슷한 형식의 작품시리즈를 제작하는데요.
이 작품들을 통해 일각에선 건축사진가로 알려진 작가는, 실제로 건축관련 광고사진을 담당하기도 하였습니다.



Heroin_2008


2008년 이후의 작업들을 살펴보면 작품제목이 모두 마약 이름에서 따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작가는 그 마약들이 보여주는 삶의 모습을 여성으로 빗대어 보았다고 합니다.

작품 Heroin에서는 거울 속 환상과 현실 속의 자신의 모습을 대조시켜, 현실에서 이루지 못하는 자존감을 마약으로 대신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Cocain_2008


 작품 Cocain에선 ,마약의 매력이 마치 성의 매력과 비슷하다는 것을 빗대는 대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기본욕구인 성욕과 마약의 매치가  참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Downers_2012


Downers(안정제 또는 수면제)입니다.

사실 작가가 이 사진을 통해 전하고 싶은 뚜렷한 내용은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느낀 사진은 밤늦게 몸은 지쳐가고 수면제 없이 잠은 오지 않는 어느 어두운 밤, 추한 현실 속 초라한 자신을 다시금 바라보는 것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지나고 나면 순간의 꿈일 뿐이지만, 그 꿈이 너무나 아름답고 치명적이기에, 삶을 잠식해가는 것.
그렇기에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이 마약의 힘에 도움받으려 하는 것 아닐까요?



 
  
Happy Hour_2012


작품 Downers 부터 작가의 최근 작품은 이번 조사를 통해 알게 되었는데요.
리뷰를 하게되면서 작가를 좀 더 깊게 알 수 있는 시간이 됨과 동시에 이렇게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직접 찾아보고,
최근의 작품을 알아가는 재미가 꽤나 쏠쏠 한 것 같습니다.

함께, 이 작품역시 Downers와 마찬가지로 유추 할 뿐이지만, 상당히 재미있게 봤습니다.

보시다 시피, 사진에선 아파트에 방 번호로 보이는 숫자가 적혀있는 창안에 헐벗은 아가씨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습니다.
제 불순한 머리는 이 사진을 보며, '오피스텔 걸'을 떠올렸는데요. *-_-* (흠흠)

도열되어 사고파는 성을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작가의 표현과, 이러한 현실을 위트있게 이야기하는 제목이 사뭇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이번 조사를 하면서 알게된 사실이지만, 작가의 작명 센스가 매우 좋은 것 같습니다.) 


 

The Dinner II_2013


제가 찾아본 김인숙 작가의 가장 최근 작품 입니다. 2005년작 Dinner 시리즈의 두번째 사진인데요.
2005년 이후 8년이란 시간이 지난 지금 작가의 변화된 시선과 표현 방식을 알 수 있는 작품입니다.

다만 아쉬움이 있다면, 개인적으론 작가의 2005년작 Dinner가 더 제 마음에 와 닿습니다.
물론, 2005년에 비교하여, 화려해지고 탐욕스러운 현실을 보여주지만, 너무나도 화려한 나머지 현실과 동떨어진 기분이 느껴져서 그런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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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오늘 보여드린 작품을 제외하고도 'The Dinner II' 벽면에 걸린 작품이 되는 포트레잇 시리즈부터 다양한 스타일의 작품을 촬영하였습니다.
하지만 제가 느낀 김인숙 작가의 사진에선, 수많은 오브제가 엉키고 설켜, 한참이고 작품을 들여다 보게 하는 점이 좋습니다.

사진은 한편의 시라고 합니다. 하지만 제가 느낀 김인숙 작가의 사진은 한편의 소설입니다.
그리고 작가의 사진은 그 수많은 소설같은 이야기가 하나로 뭉쳐 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제가 바라보는 김인숙 작가의 사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