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September 30, 2010

소리의 뼈 - 기형도

소리의 뼈 - 기형도


김교수님이 새로운 학설을 발표했다
소리에도 뼈가 있다는 것이다
모두 그 말을 웃어넘겼다, 몇몇 학자들은
잠시 즐거운 시간을 제공한 김교수의 유머에 감사했다
학장의 강력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교수님은 일학기 강의를 개설했다
호기심 많은 학생들이 장난삼아 신청했다
한 학기 내내 그는
모든 수업 시간마다 침묵하는
무서운 고집을 보여주었다
참지 못한 학생들이, 소리의 뼈란 무엇일까
각자 일가견을 피력했다
이군은 그것이 침묵일 거라고 말했다
박군은 그것을 숨은 의미라 보았다
또 누군가는 그것의 개념은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모든 고정관념에 대한 비판에 접근하기 위하여 채택된
방법론적 비유라는 것이었다
그의 견해는 너무 난해하여 곧 묵살되었다
그러나 어쨋든
그 다음 학기부터 우리들의 귀는
모든 소리들을 훨씬 더 잘 듣게 되엇다

Wednesday, September 29, 2010

인다라의 구슬

인다라의 구슬

인다라의 하늘에는 구슬로 된 그물이 걸려 있는데 구슬 하나하나는 다른 구슬
모두를 비추고 있어 어떤 구슬 하나라도 소리를 내면 그물에 달린 다른 구슬 모
두에 그 울림이 연달아 퍼진다 한다
- 화엄경

작은 연어 한 마리도 한 생을 돌아오면서 안답니다
작은 철새 한 마리도 창공을 넘어오면서 안답니다
지구가 끝도 없이 크고 무한정한 게 아니라는 것을
한 바퀴 크게 돌고 보면 이리도 작고 여린
푸른 별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지구 마을 저편에서 그대가 울면 내가 웁니다
누군가 등불 켜면 내 앞길도 환해집니다
내가 많이 갖고 쓰면 저리 굶주려 쓰러지고
나 하나 바로 살면 시든 희망이 살아납니다
인생이 참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세상이 참 생각대로 되지 않습니다
한때는 씩씩했는데. 자신만만했는데.
내가 이리 작아져 보잘 것 없습니다
아닙니다
내가 작은 게 아니라 큰 세상을 알게 된 것입니다
세상의 관계 그물이 이다지도 복잡 미묘하고 광대한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세상도 인생도 나도
생동하는 우주 그물에 이어진 작으나 큰 존재입니다
지금은 `개인의 시대`라고 합니다
우주 기운으로 태어나 우주만큼 소중한 한 생명.
한 인간이 먼저. 내가 먼저입니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내 한 몸 바치는 것을 미덕으로 교육 받아 온
"개인 없는 우리"에서
자유롭게 독립하여 주체적인 개인들의 연대-
"개인 있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정보화 시대"라고 합니다
세계 구석구석을 연결하는 거대한 정보 네트워크가
구슬처럼 빛나는 개개인을 하나로 엮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인다라의 구슬처럼
지구 마을의 큰 울림을 만들어가는 주체입니다
새벽 찬물로 얼굴 씻고 서툰 붓글씨로 내 마음에 씁니다
오늘부터 내가 먼저!
내가 먼저 인사하기
내가 먼저 달라지기
내가 먼저 정직하기
내가 먼저 실행하기
내가 먼저 벽 허물기
내가 먼저 돕고 살기
내가 먼저 손 내밀기
내가 먼저 연대하기
무조건 내가 먼저
속아도 내가 먼저
말없이 내가 먼저
끝까지 내가 먼저

날고 있는 새는 걱정할 틈이 없다

"상처 없는 새들이란 이 세상에 나자마자 죽은 새들이다. 살아가는 우리 가운데 상처 없는 새가 어디 있으랴!"

큰 것을 바꾸기위해 미루며 살기보다는 작은 것을 당장당장 바꾸며 살게나.

 [ 날고 있는 새는 걱정할 틈이 없다. ]  - 정채봉

Saturday, September 18, 2010

맛집도 모였다! 시청 주변 맛집(펌)

http://kr.gugi.yahoo.com/stories-view/2/143/&page=1&sort=&tags=%ED%8C%8C%EC%8A%A4%ED%83%80&count=5


서울시청 앞 잔디광장이 두달 동안의 공사를 마치고 시민들을 맞는다. 짙은 회색의 아스팔트를 걷어낸 3800평의 초록이 시민들의 안식처로 탈바꿈했다. 지하로 드나들던 시청.덕수궁.프라자호텔 방면으로 횡단보도가 설치돼 한걸음에 오갈 수 있게 된다. 인근 직장인들은 벌써 가슴이 설렌다. 그동안 멀다고 느꼈던 건너편의 소문난 음식점에서 후다닥 점심을 해결하고 잔디광장 한복판에 드러누워 있는 자신을 그려 보기도 한다. 이들을 위해 시청 건너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근무하는 안주연씨가 *시청 주변 맛있는 음식점 20곳*을 소개했다. 맛집 탐험을 인생 최대의 즐거움으로 삼고 있는 그는 "시청 주변의 음식점들은 트렌드에 따라 급격히 변화하는 청담동과 달리 2대' 3대에 걸쳐서 한 가지 메뉴로 인정받는 곳이 많은 만큼 그 맛도 깊고 구수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한다.


1. 리북손만두
15년째 푸짐한 평양 만두를 빚어 내는 집이다. 접시만두(6000원)를 주문하면 웬만한 어른 주먹만한 만두 3개를 준다. 도저히 한 입에 넣을 수 없어 앞 접시에 덜어 수저로 떠먹어야 한다. 숙주나물·으깬 두부·고춧가루 등으로 속을 꽉 채웠다. 이 집의 만두는 아이러니하게 다른 집 평양만두엔 꼭 들어있는 김치가 없다. 김치말이밥(5000원)이란 독특한 메뉴도 있다. 냉면 대접에 밥을 담고' 사골국물과 멸치액젓을 가미한 김치 국물로 말아서 준다. 시원하고 칼칼한 맛이다.
02-776-7350  l  일요일' 공휴일 휴무  ㅣ 코오롱빌딩 뒤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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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삐에뜨로

코오롱빌딩 건물 2층에 위치한 피자 & 파스타 전문점. 향신료를 많이 사용하지 않아서 맛이 담백하고 깔끔하다. 또한 그 종류도 많아서 항상 새로운 것에 도전해 볼 욕심이 생긴다. 추천 메뉴로는 신선한 해물이 듬뿍 들어간 페스카토레(1만1000원)와 도우가 얇은 피자 뽀모또로(7800원). 스파게티를 시키면 마늘빵과 샐러드는 서비스다. 한 사람당 1만원 정도 예상하면 음료까지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
02-779-0874 ㅣ 평일 1시간' 주말 2시간 무료 주차.

3. 강가
일본식‘카레’가 아닌 전통 인도식 ‘커리’를 먹을 수 있는 곳이다. 평소 접하기 어려운 동남아 향신료가 들어가 처음엔 다소 거부감을 가질 수 있지만 맛 들이면 그리운 메뉴가 된다. 초보자에게 가장 무난한 커리는 프로운 바기치(1만8000원). 시금치가 들어가고 토마토와 허브로 맛을 낸 새우커리다. 얇은 밀가루 빵인 난(2장에 2000원)을 주문해 한 입에 들어갈 정도로 찢어서 커리를 찍어 먹거나 싸서 먹는다. 닭고기를 양념으로 버무려 숯불화덕에 구은 탄두리 치킨(1만9000원)은 기름이 쪽 빠진 살코기가 매우면서도 담백하다.
02-3783-0610  l  파이낸스빌딩 지하 2층에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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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미세스마이
요즘 건강 다이어트 식품으로 각광을 받는 베트남 쌀국수가 맛있는 집. 주인이 베트남을 오가며 쇠고기·닭고기·해산물 등을 이용해 개발했다는 국물 맛이 깔끔하다. 가는 쌀국수가 들어간 ‘콤보포(8000원)’와 해산물이 가득한 ‘해물포(8000원)’가 인기 메뉴. 여성에게는 적당한 양이지만 건장한 남성들에겐 부족한 듯하다. 일품요리로는 닭 다리를 달콤하게 조리해 아몬드를 뿌려서 만든 마이치킨을 많이 찾는다. 7개 한 접시에 2만2000원.  02-778-7718  l  일요일 휴무  ㅣ 파이낸스빌딩 지하 1층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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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터줏골

코오롱 빌딩 건너편 골목 안에 위치. 1968년부터 지금까지 오직 북어국(5천원) 한 가지만 끓여 내는데 아버지의 가업을 아들이 잇고 있다. 뽀얀 북어 국물이 숙취로 뒤틀린 속은 물론 잃었던 입맛까지 찾아준다. 북어는 강원도 진부령 덕장에서 일년치를 미리 주문해 쓰고' 마늘은 물론 밥에 안치는 검정콩까지 충주와 음성에서 계약 재배해 온다고. 반찬으로 나오는 부추무침도 북어국과 잘 어울린다.
02-777-3891  ㅣ  오전 7시 ~오후 8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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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용금옥

7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서울의 대표적인 추탕집으로 어른들을 모시고 가면 무척 좋아할 곳이다. 칼칼한 국물 맛으로 서울 토박이들이 특히 많이 찾는다. 고기 국물에 통미꾸라지 외에도 양지살·내장·목이버섯·싸리버섯·유부·계란 등을 같이 넣고 끓여내는데 이 집에선 추어탕과 구별해 추탕이라 부른다. 추탕 8000원' 미꾸라지볶음 1만5000원' 술안주 추탕은 1만원. 산초장아찌가 반찬으로 나온다.
02-777-1689   ㅣ 2·4주 일요일은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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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남포면옥

맹맹한 듯하면서 담백한 맛이 일품인 평양냉면 전문점. 입구에 들어서면 냉면 육수로 태어날 날을 기다리며 땅 속에 얌전하게 묻혀 있는 동치미 독들이 제일 먼저 인사한다. 독마다 담근 날짜가 적혀 있는데 그 날의 ‘베스트 동치미’가 냉면의 국물 맛을 결정한다. 한 그릇에 6500원. 놋으로 만든 대형 쟁반에 쇠고기편육·버섯·배 등을 넣고 육수를 부은 뒤 직접 끓여 먹는 어복쟁만(4만5000원)도 다른 곳에선 만나기 힘든 메뉴인 만큼 맛보고 가는 것이 후회없다.
 02-777-2269  ㅣ  삼성화재 뒤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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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컴파스로즈

저녁 시간에 분위기 잡기 좋은 곳. 오후 6시30분부터 8시30분까지 와인 뷔페로 운영한다. 4만1000원(세금·봉사료 별도)이면 4가지 고급 와인에 다양한 음식을 양껏 즐길 수 있다. 저녁식사용으로 손색없는 메뉴도 준비돼 있다. 외국인 재즈 밴드의 연주 속에서 와인 잔을 부딪히며 사랑과 우정을 나누기 딱이다.
점심 시간엔 유기농 샐러드와 디저트를 무제한으로 먹고' 메인요리로 생선·육류 등 중 한가지를 선택해서 먹을 수 있는 세미 뷔페(2만9700원)로 운영된다. 실속을 챙기는 주변 직장인들이 자주 이용한다.
02-317-0365   ㅣ 웨스틴조선호텔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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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토파즈

시청 잔디광장과 가장 가까이 있는 프라자호텔 꼭대기(22)층의 레스토랑. 낮에는 덕수궁과 청와대의 모습과 어우러진 잔디광장을 감상할 수 있다. 밤에는 광화문과 무교동 쪽 차량의 불빛 행렬 속의 잔디광장이 창 밖에 펼쳐진다. 젊은 여성들이 프로포즈를 받고 싶은 장소에 포함될 정도로 분위기도 좋다. 점심 코스 메뉴는 3만7000원부터. 호텔 식사가 부담스러우면 바(Bar)로 가서 칵테일(9000원부터) 등을 즐겨도 충분하다.
 02-310-7374  ㅣ  일요일과 공휴일은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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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석정
요즘 국물 맛이 좋다는 우동집들이 많지만 이 집 우동 국물이야말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간다. 개운한 국물도 그만이지만 뒷맛으로 남는 감칠 맛이 좋다. 이 집 국물의 비결은 일본 오사카 백년 전통 우동집에서 공수한 소스에 있다. 탱탱한 국수도 일본에서 전수받아 직접 뽑는 것이라고 한다.
02-752-3966 ㅣ 튀김우동 4000원 ㅣ 일요일과 공휴일은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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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소공죽집
북창동 안쪽에 있어 찾기 쉽지 않지만 꼼꼼하기로 유명한 일본의 서울 관광안내 책자에 꼭 등장할 정도로 일본인에게 인정 받았다. 그래서 일본인 관광객들이 자주 눈에 뜨인다. 야채죽' 버섯굴죽' 잣죽' 전복죽 등 다양한 죽부터 돌솥에 은행' 버섯' 굴 등 갖가지 맛 좋고 몸에 좋은 식재료를 밥 위에 얹어 나오는 영양밥(7000원)도 인기 만점이다. 같이 곁들여 나오는 물김치가 시원해서 좋다.
02-752-6400  ㅣ 죽 가격 6000원 ~ 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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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남매집과 삼성숯불구이 
북창동 골목에 나란히 붙어있는 돼지고기구이집. 간판으로 구분하지 않으면 헷갈릴 정도로 겉모습이 닮았다. 게다가 양쪽 모두 양쪽 모두 돼지고기를 빨갛게 양념해 굽는다. 그런데 두 집의 빨간 돼지고기의 부위와 양념이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드물다.
남매집은 돼지등심을 고추장으로 양념했으나 삼성숯불구이는 돼지목살을 고춧가루로 빨갛게 버무렸다. 다닥다닥 붙어 있는 드럼통 테이블이 불편하기 짝이 없지만 매콤한 맛에 매료된 손님들로 양쪽집이 퇴근시간이면 북새통이다. 먹고 난 후 옷에 냄새는 배지만 격의 없는 친구끼리 한잔 술로 회포를 풀기엔 ‘딱’인 곳이다. 돼지고기구이 7000원. 일요일은 서로 번갈아 가면서 쉰다.
남매집  02-777-0735  ㅣ 삼성숯불구이  02-752-6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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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전주중앙회관

일본 관광객들에겐 비빔밥의 교과서로 통할만큼 유명한 집이다. 비빔밥의 본고장을 내세운 만큼 돌솥에 사용된 ‘돌’부터 심상찮다. 전북 장수에서 가져온 ‘곱돌’로 만들었단다. 그 속에 담긴 내용물도 시금치·콩나물이 전부가 아니다. 밤·은행·잣·무채 등 30여 가지의 재료가 고슬고슬한 밥 위에 얹어 나온다. 고추장을 따로 넣을 필요 없이 맛장에 밥을 비벼 익힌 ‘애벌비빔밥’이 상에 오른다는 것이 특징. 밥도 사골을 우려낸 국물로 짓는다.
 02-754-7789  ㅣ 전주곱돌비빔밥 8000원' 곱돌육회비빔밥 1만3000원' 녹두전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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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부산갈매기

북창동 골목 깊은 곳에 숨겨진 생태탕의 명가. 점심시간에는 시원한 생태 국물로 지친 속을 풀기 위한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생태도 생태지만 애(간)·곤이·이리 등 온갖 내장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징그러운 모양이나 쓴 맛 때문에 내장을 혐오했던 것도 부산갈매기 집에 가면 일부러 내장을 골라 먹게 될 정도로 고소하다. 생태 살은 한 사람당 두 토막 정도 먹을 만큼 넣어 준다. 3인분 이상의 냄비에만 명란이 들어가는 것은 단골손님이면 다 아는 공공연한 비밀. 저녁시간에는 생삼겹살을 찾는 손님들도 있다.
02-773-8146  ㅣ 생태탕 1인분에 7000원 ㅣ 일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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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유림
40년 전통의 냄비우동·모밀국수 전문점. 냄비국수는 직접 반죽해 뽑아내는 통통한 면발에 뜨끈한 국물이 시원하다. 별다른 조미료 없이 질 좋은 국산 멸치로 우려 내는 진한 국물 맛이 이 집만의 비결이란다.
02-755-0659  ㅣ  냄비국수·메밀국수·비빔국수가 각각 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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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고려삼계탕
 
1960년에 문을 열어 올해로 45년째가 되는 전통의 삼계탕집. 2대째를 내려와 분가한 아들들도 모두 삼계탕 집으로 성공해 일가를 이뤘다는 후문. 어린 장닭을 사용해서 육질이 좋고 국물이 맑아 입맛 까다로운 사람도 아무 말 못할 정도다. 부드러운 닭고기 살 점을 떼어 먹으며 3시간 이상 고아낸 담백한 국물을 마시고 나면 뼈 속까지 든든하다. 일본·중국·대만 가릴 것 없이 동남아 외국인 관광객이 찾아온다.
02-752-9376  ㅣ 뚝배기 1인분 1만원 ㅣ 연중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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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청송옥

서울 시내에서 장터국밥다운 장터국밥을 파는 유일한 곳이다. 점심시간이면 전날 술 마신 해장손님들이 콧잔등의 땀을 닦으며 열심히 먹고 있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사골과 양지머리를 넣고 하루 동안 푹 고아낸 국물에 파와 마늘' 무와 고춧가루를 듬뿍 넣고 맵게 끓인 쇠고기 국밥이다. 값은 5500원. 밥을 말기 전에 푸짐하게 나온 국수 사리부터 말아 먹는데' 무제한으로 리필을 해주므로 양껏 먹어도 된다. 02-754-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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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정원순두부

뚝배기에 팔팔 끓는 순두부 찌개와 돌솥밥이 나오고 곁들여서 콩나물이 담긴 큰 대접이 나온다. 대접에 밥과 벌건 순두부 찌개' 고추장을 넣고 싹싹 비벼 먹는다. 계란(한알에 200원)은 취향에 따라 순두부에 넣는데 노른자를 한동안 섞지 않고 있는 것이 맛있게 먹는 나만의 요령. 밥을 다 먹을 때쯤이면 반숙이 돼 있는 것을 한 숫가락에 떠먹는다. 반찬으로 나오는 물김치는 매운 맛을 식히는데 좋다. 깻잎 장아찌도 놓치지 말아야 할 이 집의 특급반찬. 식사하는 동안 돌 솥에 물을 부어놓으면 구수한 숭늉을 덤으로 마실 수 있다.
02-755-7139  ㅣ 순두부 5000원' 굴순두부 6000원 ㅣ 일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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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장호왕김치찌개

서소문 고가도로 밑 낡은 건물의 이 집은 일단 줄을 서서 기다릴 각오를 해야 한다. 점심 시간엔 오전 11시30분 이전에 가도 바로 자리를 차지하기 어렵다. 자리가 나도 기다리는 사람들 눈치가 보여 깡통 테이블에 앉자마자 김치찌개(1인분 5000원)가 오르면 얼른 먹고 일어서야 한다. 반찬이라곤 김치 한가지뿐이지만 독에서 갓 꺼낸 듯한 김장 김치와 얼리지 않은 돼지고기가 우려낸 시원한 국물 맛은 한 번 맛보면 잊을 수 없다. 점심 시간에만 파는 ‘짤라(소고기 내장 삶은 것)’도 순서가 늦으면 차례가 안 온다. 20년 넘게 전화예약도 받지 않고 일요일은 무조건 쉰다.


20. 고릴라

세 명 이상 동행이라면 한 줄로 가야 할 정도로 좁다란 골목모퉁이에 위치한 고깃집. 돼지고기의 목 부위살이라는 모서리살(1백50g 7천원)이 주메뉴다. 쫄깃쫄깃하게 구워진 고기를 부추와 양파가 들어간 새콤 짭짤한 소스에 찍어 먹으면 별다른 반찬이 없어도 마냥 입이 즐겁다. 드럼통에 둘러앉아 숯불에 고기를 구워 먹는데 이곳에서는 소주도 술술 넘어간다. 고기 먹은 후 된장찌개(5천원)를 주문하면 밥을 비벼 먹을 수 있도록 대접에 서너 가지 나물이 담겨 나온다. 주변 사무실의 주 5일 근무체제에 맞춰 토요일과 일요일이면 꼬박꼬박 쉬는 게 아쉬운 집이다. 02-756-2003  ㅣ 토요일'일요일 휴무

Thursday, September 16, 2010

Wednesday, September 1, 2010

도종환-접시꽃 당신

접시꽃 당신


옥수수 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낙엽이 지고 찬바람이 부는 때까지
우리에게 남아 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흔적 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생명은 당신의 몸을 우수수 빠져 나갑니다.
씨앗들도 열매로 크기엔 아직 많은 날을 기다려야 하고
당신과 내가 갈아 엎어야 할
저 많은 묵정밭은 그대로 남았는데
논두덩을 덮은 망촛대와 잡풀가에
넋을 놓고 한참을 앉았다 일어섭니다.
마음놓고 큰 약 한 번 써보기를 주저하며
남루한 살림의 한 구석을 같이 꾸려오는 동안
당신은 벌레 한 마리 죽일 줄 모르고
악한 얼굴 한 번 짓지 않으며 살려 했습니다.
그러나 당신과 내가 함께 받아들여야 할
남은 하루하루의 하늘은
끝없이 밀려오는 가득한 먹장구름입니다.
처음엔 접시꽃 같은 당신을 생각하며
무너지는 담벼락을 껴안은 듯
주체할 수 없는 신열로 떨려 왔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에게 최선의 삶을
살아온 날처럼 부끄럼없이 살아가야 한다는
마지막 말씀으로 받아들여야 함을 압니다.
우리가 버리지 못했던
보잘것없는 눈높음과 영욕까지도
이제는 스스럼없이 버리고
내 마음의 모두를 더욱 아리고 슬픈 사람에게
줄 수 있는 날들이 짧아진 것을 아파해야 합니다.
남은 날은 참으로 짧지만
남겨진 하루하루를 마지막 날인 듯 살 수 있는 길은
우리가 곪고 썩은 상처의 가운데에
있는 힘을 다해 맞서는 길입니다.
보다 큰 아픔을 껴안고 죽어 가는 사람들이
우리 주위엔 언제나 많은데
나 하나 육신의 절망과 질병으로 쓰러져야 하는 것이
가슴아픈 일임을 생각해야 합니다.
콩댐한 장판같이 바래어 가는 노랑꽃 핀 얼굴 보며
이것이 차마 입에 떠올릴 수 있는 말은 아니지만
마지막 성한 몸뚱아리 어느 곳 있다면
그것조차 끼워 넣어야 살아갈 수 있는 사람에게
뿌듯이 주고 갑시다.
기꺼이 살의 어느 부분도 떼어주고 가는 삶을
나도 살다가 가고 싶습니다.
옥수수 잎을 때리는 빗소리가 굵어집니다.
이제 또 한 번의 저무는 밤을 어둠 속에서 지우지만
이 어둠이 다하고 새로 새벽이 오는 순간까지
나는 당신의 손을 잡고 당신 곁에 영원히 있습니다.

도 종 환-가구

            가구

                                           도 종 환

아내와 나는 가구처럼 자기 자리에
놓여 있다 장롱이 그러듯이
오래 묵은 습관들을 담은 채
각자 어두워질 때까지 앉아 일을 하곤 한다
어쩌다 내가 아내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아내의 몸에서는 삐이걱 하는 소리가 난다
나는 아내의 몸 속에서 무언가를 찾다가
무엇을 찾으러 왔는지 잊어버리고
돌아 나온다 그러면 아내는 다시
아래위가 꼭 맞는 서랍이 되어 닫힌다
아내가 내 몸의 여닫이문을
먼저 열어보는 일은 없다
나는 늘 머쓱해진 채 아내를 건너다보다
돌아앉는 일에 익숙해져 있다
본래 가구들끼리는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
그저 아내는 아내의 방에 놓여 있고
나는 내 자리에서 내 그림자와 함께
육중하게 어두워지고 있을 뿐이다

(작가세계.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