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May 2, 2011

윤부진 작품 카달로그 에서..

"규칙적인 것", 반복적인 것", "체계저기인 것"은 모두 존재에 대한 폭력을 의미한다. 사물들은 그러한 질서 때문에 자신이 존재랄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러한 질서로 인해 존재 자체가 불가능한것인지, 그 어느 쪽이 진실인지 알 수 없는 불확설성 속에 갇혀있다. 진정한 비극은 양자 모두가 타당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에 시작된다.

이 같은 생각으로부터 출발하는 윤부진의 작업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반복되는 기표의 폭력에 대한 집요한 추적" 이 그것이다. 풀어 말하면, - 언어의 재현적 지배에 종속된 존재들의 참혹을 현시해 내는 것. 촘촘한 압정으로 사물의 표면을 뒤덮는 일종의 '퍼포먼스'를 통해 윤부진이 보여주는 것은 기표체계라는 비인간적 상진 구조의 반복적 속성이 어떻게 사물에 대한 억압을 실행시키는가이다. 언어의 상징적 구조는 사물의 표면을 재기한다. 마치 재봉틀로 표면을 수놓듯이 기표의 연쇄는 사물의 표면을 뚫고 들어와 의미를 각인시키는데, 이것이 바로 윤부진 제스츄어가 퍼포먼스 하는 것이다. 사물은 문자 그대로 기표의 무수한 반복으로 덮혀이있다. 수 천개의 압핀이 "상징적 거세" 의 무한 반복을 다시 반복하며 이를 보여주고 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그의 기표 반복은 오히려 의미를 지우고 있다는 것.

우리의 삶이 욕망이라면 그 욕망은 언제나 언너의 가시옷을 뒤집어 쓴 채로 등장한다. 핀에 찔리는 고통은 결코 표현될 수 없는 욕망이 처한 참혹한 현실이다. 누군가 자신의 실존에 관하여 이야기하려 할때 바로 이러한 참혹한 그를 절망에 빠지게 한다. 언어라는 재현 체계는 존재를 가두는 감옥인 동신에,  존재가 있음을 유일하게 증언하는 역할이기 때문이다.
지난 2년간 윤뷰진의 작업은 바로 이러한 존재의 참혹함을 드러내는데 집중되어 왔다. 존재와 언어의 관계에 대한 철학적, 정치적 성찰이 돋보이는 작업이다.

- 백상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