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January 15, 2013

에비앙 : 신이 마시는 물, 내가 마시는 아름다움

source : http://m.jejudomin.co.kr/articleView.html?idxno=23697&menu=3


당신이 마시는 물, 내가 마시는 아름다움

기획 / 제주미래 성장동력을 찾아라 <1>물산업 - 먹는 샘물
세계판매 1위 ‘에비앙’을 들여다 보다 (2)

2011.11.30  12:30:36
장정욱 (cju@jejudomin.co.kr)
[제주도민일보 장정욱 기자] ­― 아름다운 여성이 집안에서 러닝머신 위를 달리며 CNN뉴스를 본다. 어느새 해가 뜨고 커튼이 열린다. 운동을 마친 여성은 샤워를 한다. 샤워를 마친 그녀는 행복한 표정으로 손에 든 태블릿 PC로 업무를 본다. ­

국내 한 건설업체가 지은 아파트 광고의 한 장면이다. 하지만 광고 어디에도 아파트 분양에 관한 내용은 없다. 이 광고에서는 아파트를 팔지 않는다. 현재를 살아가는 젊은 여성의 건강한 이미지와, 도시 여성의 세련됨, 그리고 그런 삶 속에서 느끼는 행복을 부각시킬 뿐이다. 사람들이 구매하는 것은 아파트가 아니라 광고 속의 ‘행복’에 대한 기대다.


이처럼 언제부턴가 소비시장에는 상품의 기능이 아닌 이미지를 소비하는 시각 마케팅이 확산되고 있다. 고객의 구매성향은 단순히 제품의 특징이나 제품이 주는 이익보다는 제품에 담긴 ‘스토리’나 감성을 자극해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이미지’로 옮겨가고 있다. 비슷한 품질과 차이 없는 가격, 소비자의 손길은 자연스레 이미지에 끌리게 된다.


‘시각’, 즉 아름다움에 끌리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단순하지만 명쾌하다. 지극히 주관적이면서 어느 정도 객관적이다. 구차한 설명이 필요 없다. 보고 끌리면 소비하고 아니면 외면할 뿐이다. 이미지 마케팅에서 상품의 내용은 ‘기본’만 충족하면 될 뿐이다.


‘시각 마케팅으로 통하라’의 저자 우지 토모코는 자신의 저서에서 “시각 마케팅은 상품을 부각시키기도 하지만 브랜드를 강화시켜주는 역할도 하는데, 이러한 시각 마케팅으로 상품을 더욱 고급스럽고, 더 신비롭게, 더 세련되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가치가 있는 것’, ‘나를 특별하게 보여주는 것’을 원하는 현대인의 욕구와도 일치한다고 설명한다.


보라, 끌리는가, 구매하라


세계 판매 1위 생수 에비앙. 에비앙을 마시는 사람들은 물을 마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름다움을 마시며, 품격을 마시며, 고급을 마신다. 우지 토모코의 말처럼 에비앙 소비자들은 에비앙 생수가 자신을 더욱 가치 있게 만들며, 보다 특별하게 보이도록 한다고 믿는 것이다.


에비앙이 소비자들로부터 이러한 이미지 구매를 가능케 한 것은 바로 용기의 디자인이다. 용기 디자인은 에비앙이 가진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다. 또한 품질만큼이나 많은 신경을 쓰는 부분이기에 단순히 예쁜 수준의 디자인 이상이다. 고작(?) 생수 하나를 담는 용기가 소비자들로부터 소장 욕구까지 불러일으키는 ‘작품’이 되는 이유다.


크리스티앙 라크루(Christian Lacroix), 장 폴 고티에(Jean Paul GAULTIER), 랄프로렌(Ralph Lauren), 폴 스미스(Paul Smith). 이름만으로도 세계 패션 시장을 호령할 수 있는 유명 디자이너들이다. 이들은 단순한 생수 에비앙에 패션을 입혔고, 그 생수는 명품 모델이 돼 세계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에비앙의 디자인 시리즈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올해 출시한 ‘2011 에비앙 바이 이세이 미야케’ 역시 일본 패션 혁명가로 불리는 이세이 미야케(Issey Miyake)가 디자인한 작품이다. 이세이 미야케는 에비앙 용기에 동약적 아름다움과 현대적 이미지를 더한 역동적인 꽃을 새겨 넣었다. 용기 속에 담긴 맑고 투명한 알프스의 물이 동양의 아름다운 꽃 한 송이를 비추고 있는 것이다. 이로써 소비자는 꽃의 아름다움과 물의 깨끗함을 동시에 소비하게 된다.


마케팅, All 보다는 Special


청정 알프스에서 생산되는 ‘이 보다 더 깨끗할 수 없는 물’과 소장 욕구를 자극하는 용기 디자인이 에비앙 제품 자체의 경쟁력이라면 경영의 측면에서는 특화된 마케팅이 성공을 이끈다.


에비앙은 모든 계층을 고객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순수하고 고급스럽고 패셔너블한 이미지’를 통해 건강하고 탄력 있는 몸매와 깨끗한 피부에 관심이 많은 20,30대 중후반 여성들을 주요 소비시장으로 한다.


마케팅 대상이 명확하다보니 이들을 공략하는 법도 구체적이다. 케이트 모스, 스칼렛 요한슨, 제니퍼 로페즈, 마돈나 등 헐리우드 최고의 여성 스타들이 즐겨 마시는 물로 광고하면서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 했다.


이들을 직접 광고화면 속에 등장시키는 아마추어적 방법이 아니다. 그냥 이들이 에비앙을 마시거나 들고 서 있는 모습이 파파라치를 통해 자연스럽게 노출되도록 했고 에비앙은 이러한 사진들을 다시 자연스레 마케팅에 활용할 뿐이다.


헐리우드 최고의 여배우들이 마시는 물, 거기에 도저히 생수병 같지 않은 디자인은 에비앙이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Must-Have’ 아이템이 되도록 만든다. 모든 소비층을 대상으로 하지 않기에 소비자로 하여금 자신이 에비앙을 선택하는 게 아니라 에비앙이 자신을 선택한다는 착각에 빠지게 만든다.


대기업도 마케팅엔 No touch ~!


이처럼 세계 최고 여배우들이 에비앙을 마시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마케팅으로 연결하는 한편, 마케팅 전문 업체의 역할도 강조하고 있다.


현재 에비앙의 국내 판매·유통은 롯데칠성음료(주)가 담당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잘 알려진 것처럼 국내 음료시장 점유율 부동의 1위 기업이다. 수 십 개의 자체 음료 브랜드를 갖고 있으며 자체 판매망과 홍보마케팅 부서를 갖고 있다.


하지만 에비앙에 관한 홍보는 롯데칠성음료에서도 담당하지 않는다. 철저하게 ‘홍보’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에 모든 마케팅을 전담시키고 있다. 아무리 큰 기업이고 국내 1위 점유율의 기업이라 해도 ‘마케팅’을 전문으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유통과 홍보를 철저히 분리 접근하는 에비앙의 경영 방침이다.


자연에서 얻은 물, 그 소중함을 잊지 않는다


에비앙은 알프스의 청정 자연으로부터 재료를 얻는 회사다. 그래서 환경보호에 적극적이다. 기업으로서 단순히 이익만을 추구하지 않는다.


수자원 보호를 위해 생산량과 이용량을 제한하고, 1998년부터는 국제조약과 함께 람사르 습지협력을 맺어 습지 재건, 생물 다양성 보존, 탄소 포집 활동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아르헨티나와 태국, 인도 등에서 물 절약 단체를 운영하기도 했다. 이러한 활동이 에비앙의 또 다른 홍보 수단이 됨은 물론이다.


이처럼 에비앙은 알프스의 깨끗함이라는 ‘품질’레세르 후작의 ‘전설’, 그리고 세계 최고 ‘디자인’이 가져다주는 소유욕구를 자극하는 장점을 가졌다. 여기에 전문 업체의 ‘마케팅’, 이익에 대한 ‘사회 환원’ 등의 요소까지 더하면서 세계 1위 생수의 역사를 끊임없이 써내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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