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October 3, 2010

물끼리 부딪는 혹은 부비는 - 강은교

물끼리 부딪는 혹은 부비는 - 강은교

그는 물소리는 물이 낸느 소리가 아니라고 설명한다. 그렇군, 물소리는 돌에 부딪히는 소리, 물이 바위를 넘어가는 소리, 물이 바람에 저항하는 소리, 물이 달을 앉히는 소리, 물이 앉은 달의 허리를 긁는 수리, 물이 소나무의 뿌리에 걸려 넘어지는 소리.. 물이 햇살을 부수는 소리, 산산히 부수어 반짝이는 소리, 물이 달을 앉히다가 그 빛에 놀라 뒤로 자빠지는 소리, 불리 길을 찾아가는 소리 ....

물끼리 다정히 몸을 부부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가만히 눈을 감고 귀에 손을 대고 있으면 들린다. 물끼리 부비는 소리가, 물끼리 가슴을 흔들며 부딪는 소리가, 자기가 젖은 것도 모르는 물고기들이 뛰는 소리가,

심장에서 심장으로 길을 이루어 흐르는 소리가, 물릐 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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